대만이 국가로 표시된 지도를 갖고 있다가 중국의 한 공항에서 억류된 한국인 사업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논란입니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4일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중국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사업사 72살 정 모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지도 때문에 세관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한 겁니다.
이들은 정 씨에게 여행 가방을 열라고 요구한 뒤, 다이어리 속에 있던 지도를 문제 삼기 시작했습니다.
이 다이어리에 부착돼 있던 '세계전도'에 대만이 별도의 국가처럼 표시돼 있다는 겁니다.
가로 30cm, 세로 20cm의 지도에는 대만을 굵은 글씨체로 '타이완'으로 표기했고, 제1 도시 타이베이는 붉은색 글씨로 적혀 있었습니다.
세관원들은 "타이완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별개의 국가인 것처럼, 타이베이는 다른 국가들의 수도와 동일하게 표기했다"며 "중국의 한 개 성인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오인할 수 있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씨에 대해 "조사를 해야겠다"며 사무실로 데려가 억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씨는 "다이어리에 부착된 지도를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지도가 부착된 사실도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황당한 상황은 이어졌습니다.
세관원들은 정 씨가 선양 교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하자, 1시간가량 뒤에 정 씨를 풀어줬습니다.
이후에도 해당 다이어리에서 지도를 뜯어내 물품 보관증을 써주며, "귀국할 때 찾아가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 씨는 "30년가량 중국에 오가며 사업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중국어를 할 수 있으니 항의라도 했지만, 처음 중국 땅을 밟는 외국인이라면 얼마나 황당하고 두렵겠느냐. 누가 중국에 오고 싶겠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와 관련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정 씨에 대한 세관 당국의 조치가 과도한 것으로 확인되면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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