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고통 줄여주려" 마취제 투여? ..법원 "살인 유죄"

임종 단계의 중환자의 고통을 줄여주겠다며 마취제를 투여한 독일의 한 의사에게 법원이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27일(현지시간) rbb방송 등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를린 지방법원은 심장내과 전문의 56살 군터 S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군터 S는 독일 최대 대학병원인 베를린 샤리테 병원에 근무하던 2021년 11월과 2022년 7월 당시 각각 73세인 중환자 2명에게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과다 투여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이미 임종 과정이 시작된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려고 마취제를 투여했다며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죽어가는 사람도 살해당할 수 있다"며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피의자가 치사량의 마취제를 투여한 점을 근거로 고통 경감이 아닌 살해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군터 S는 의료진 내부고발로 2022년 8월 해고된 뒤 이듬해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검찰은 그가 환자들을 악의적으로 살해했다며 종신형을 선고하고 평생 의료행위 금지를 명령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악의적·계획적 살인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검찰이 주장한 모살(謀殺) 대신 법정형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고살(故殺)죄를 적용했습니다.

독일 형법은 미국의 살인 급수처럼 범행 동기·수단과 계획 여부에 따라 살인죄를 두 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계획적·악의적 살인은 '모살', 우발적 범행 등 나머지는 '고살'죄로 처벌합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환자를 진심으로 돌보는 의사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많다며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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