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짜 토종꿀, 왜 유통되나?

작성 : 2018-02-05 02:00:34

Q1.  가짜 토종 벌꿀의 실태를 취재한 이형길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그렇다면 지금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토종꿀이 대부분 가짜라는 이야기인가요?

--- 적어도 과거에 토종꿀을 재배했던 농민들은 지금 유통되는 꿀의 99%가 가짜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보통 벌을 한봉, 그러니까 우리나라 토종벌과 양봉, 서양종꿀벌로 나누는 데, 우리나라 토종벌 한봉이 현재 99% 이상 사라졌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토종꿀은 이렇게 많이 생산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겁니다.

그럼 지금 유통되는 토종벌꿀은 뭐로 만드느냐는 의문이 드실텐데요.

가장 많이 재료가 되는 것이 서양종꿀벌에 설탕을 먹여서 만드는 사양꿀입니다.

그 밖에 이성화당이 검출되는 꿀도 있는 걸로 봐서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물엿이나 카라멜 등이 섞여 유통되는 꿀도 있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산 토종꿀, 사실은 이게 설탕꿀이거나 물엿 성분에 가까운 인공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겁니다.

Q2. 이렇게 가짜 꿀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데 어떻게 단속이 안되는 겁니까?

---설탕꿀을 파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다만 설탕꿀, 사양꿀이라는 표시를 해줘야 합니다.

조금전 리포트에서 보면 경찰이 이런말을 합니다.

표시위반은 식약처도 단속을 안한다.

즉, 설탕꿀을 토종꿀이라고 파는 것이 표시위반 정도라는 겁니다.

여기서 더 심각한 것은 시중에 유통되는 꿀, 그러니까 여기서는 토종꿀 외에 일반 꿀의 상당양에도 사양꿀, 설탕꿀이 섞여 팔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설탕꿀, 사양꿀에 대한 단속이 전혀 안되다 보니까 설사 인공꿀을 만들어 판다고 해도 같이 단속이 안되는 겁니다.

설탕꿀이나 인공꿀이나 보면 성분 검사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또 벌꿀에 품질인증을 받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입니다.

꿀 유통구조 속에 검증 절차가 부족하니 이런 가짜꿀이 버젓이 유통될 수 있는 겁니다.

Q3. 그러면 지금 취재진이 사서 온 가짜 꿀은 어디서 어떻게 제조되는지 확인해 보시지 않으셨나요?

---네 저희 취재진도 토종꿀이 가짜라는 것을 확인하고 우선 꿀통에 쓰여있는 지리산 주소지에 찾아가봤습니다.

그런데 거기는 5년전에 이미 꿀 재배를 안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카드 결제 내역서에 나오는 판매자의 서울 주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여기는 단독 주택이었습니다.

핸드폰은 받지도 않고요.

저희 취재진에게 가짜 꿀을 판 당사자은 아니지만, 사양꿀을 토종꿀로 파는 상인을 만날 수는 있었는데요.

지금 대규모 농축장을 놓고 인공가짜꿀을 만드는 곳이 있는 것이 아니라 농가에서 소규모로 사양꿀에 인공감미료를 넣어서 토종꿀처럼 보이게 만들어 팔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Q4.  마지막으로 가짜 꿀은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건가요?

---보통 상인들은 꿀 맛을 보면 안다고 하는데, 일반인이 알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저도 진짜 꿀과 가짜 꿀을 두고 수 차례 먹어보며 맛의 차이를 느껴보려고 했는데 차이를 알기 어려웠습니다.

우선 조금 전 리포트에서 보듯이 현장에서 직접 꿀을 내려주는 것은 의심해볼만 합니다.

벌집에서 꿀을 내려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게 이렇게 순식간에 내려지거나 하는게 아니고 고온에서 장시간 두어야 꿀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가짜 꿀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품질인증서를 확인하는 겁니다.

하지만 조금 전 말씀드렸지만 모든 꿀에 품질인증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품질 인증을 받은 꿀과 유통 단계가 확인되는 투명한 꿀을 사는 것이 유일한 방법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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