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줄줄 새는 노인복지 예산..제도 개혁 '시급'

작성 : 2019-05-29 19:24:14

【 앵커멘트 】
kbc 탐사보도팀이 보조금 유용 의혹으로 연속 보도한 광주 남구의 노인 복지 단체는 10여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되풀이되고 있는 노인 복지 예산의 횡령 사건, 무엇이 문제인지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보조금 유용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광주 남구의 노인복지단체는 지난 2007년에도 위법 행위가 적발됐습니다.

당시 단체대표가 노인무료급식 정부보조금 상당액을 자신의 생활비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단체는 그 뒤로도 10년 넘게 거액의 돈을 지원받았습니다.

줄줄 새는 노인복지 예산 문제는 광주만의 일이 아닙니다.

부산에서는 보조금을 부당하게 집행해오던 노인복지시설 4곳이 최근 형사 고발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사례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위탁사업자의 부정을 막기 위해, 수행 단체를 선정할 당시 조직 건전성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박종민 / 광주 복지공감플러스 공동대표
- "(내부 견제) 구조가 취약하거나 과도하게 (의사결정 권한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단체는) 문제가 터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곳은 사업을 (맡지) 못하게 해야죠"

횡령 사건을 일으키더라도 해임된 지 5년만 지나면 다시 대표로 복귀할 수 있는 현행 사회복지법도 이같은 부정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정성배 / 조선대 행정복지학부 교수
- "열악한 (처지의) 사람을 돕는 사업에서 부정부패가 일어나는 건 (더욱) 이율배반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 같은 사업을 못하도록 일진아웃제를 (도입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산 유용의 도구가 되는 기존 물품 구매 방식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고영삼 /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 "(위탁)시설 운영자에게 (물품) 구입을 맡겨서 운영하다보니 (그동안)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가령) 자치단체가 노인급식시설의 식자재를 공동구매하는 그런 시스템을 도입했으면 합니다"

▶ 스탠딩 : 이준호
- "올해 노인복지 예산은 13조 9천억원, 지난해보다 26% 늘어날 정도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명한 예산 집행을 위한 행정적 제도 개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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