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하늘의 제왕이라는 독수리가 겨울을 나기 위해 몽골에서 우리나라까지 찾아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위와 굶주림에 다치기 일쑤고, 농약 중독 등으로 구조센터의 단골손님이 되고 있습니다.
이상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무리의 새들이 커다란 날개를 펴고 멋진 비행 솜씨를 뽐냅니다.
월동을 위해 몽골에서 따뜻한 우리나라까지 내려온 독수리입니다.
주로 휴전선 부근에서 겨울을 보내지만 최근엔 섬진강이나 순천만 부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강나루 / 순천만 생태해설사
- "순천만도 작년의 경우 최대 개체 수인 35마리까지 왔고요.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에 오는데 남부지방까지 독수리 수가 늘어나고 있지 않나 싶어요. "
몽골에서 천 km 넘게 날아왔지만 이곳에서도 겨울을 나기는 녹록치 않습니다.
사냥을 하지 못해 주로 죽은 고기를 먹는데, 동물 사체를 찾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 탈진하거나 농약에 중독돼 구조되는 일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지친 상태에서 비행을 하다 구조물에 부딪혀 날개가 부러지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올해 전남에서는 14마리의 독수리가 구조돼 치료를 받거나 안락사됐습니다.
▶ 인터뷰 : 송영혁 / 수의사
- "작년 같은 경우에 개체 수도 많이 들어오고, 점점 더 많이 들어오지 않을까..특히 여름에도 못 가고 구조돼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
'하늘의 제왕'이란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독수리가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kbc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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