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축구 라인 '토탈90' 재출시 앞두고 암초...유소년 코치와 상표권 소송전

작성 : 2025-12-26 16:58:35 수정 : 2025-12-26 16:58:42
▲ 2000년대 출시된 나이키의 축구화 시리즈 '토탈 90'(Total 90) [연합뉴스] 

나이키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2000년대 전설의 축구 라인 '토탈90(Total 90)' 부활을 준비하다가 뜻밖의 상표권 분쟁에 휘말렸습니다.

미국의 한 유소년 축구 코치가 나이키의 상표 등록 만료를 틈타 '토탈90' 상표를 등록했고, 양측 협상이 결렬되면서 법정 공방으로 번졌습니다.

'토탈90'은 축구 경기 시간(전후반 90분)에서 따온 이름으로, 2000년대 초중반 나이키의 대표 축구 제품군이었습니다.

독특한 디자인의 축구화와 의류로 당시 축구팬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유명 선수들의 착용으로 상징성을 키웠습니다.

나이키는 2026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토탈90 제품 재출시와 각종 이벤트를 기획했지만, 미국 내 상표 등록이 2019년 만료된 사실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엔지니어이자 유소년 축구 코치인 휴 바틀렛이 '토탈90' 상표를 등록하고, 자체 브랜드로 의류와 신발을 판매해 왔습니다.

바틀렛은 과거 나이키 법무팀에 이메일로 "내가 토탈90 상표권을 등록했다"며 협업을 제안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양측 입장 차이가 컸습니다.

나이키는 약 8만 달러, 한화 약 1억 1,500만 원에 상표권을 사겠다고 제안했지만, 바틀렛 측은 250만 달러, 약 36억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바틀렛 측은 2025년 11월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바틀렛 측은 나이키의 토탈90 제품 판매를 임시 중단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루이지애나 동부 연방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현 단계에서 양측 제품이 경쟁 관계인지, 소비자가 출처를 혼동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2026년 1월 8일 예정된 예비금지명령 심리를 거쳐 본격적인 소송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본안 소송의 핵심은 나이키가 상표 등록을 갱신하지 않으면서 '토탈90' 상표권을 사실상 포기했는지 여부입니다.

나이키는 법원 서류에서 "토탈90 사용을 완전히 중단한 것이 아니며, 실제 사용을 통해 쌓인 관습법상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법원이 나이키가 상표 만료 이후에도 라이선스 등의 방식으로 일정 부분 사용을 이어온 정황을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바틀렛 측은 "나이키가 우리의 정당한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입장입니다.

상표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립니다.

일각에서는 "등록이 만료됐다고 해서 바로 누구나 가져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장기간 사용으로 쌓인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그러나 바틀렛 측은 정식 절차를 거쳐 상표를 등록했고, 실제로 사업도 운영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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