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봉사활동 실적은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에게 공천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평가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의 일부 정치인들이 이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부적절한 방식으로 봉사실적을 부풀린 사실이 저희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봉사실적을 관리 감독해야할 행정기관은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도 은폐한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정부의 봉사입력시스템에 등록된 광주광역시의회 정순애 의원의 봉사실적 자료입니다.
지방선거를 반 년여 앞두고 208시간의 봉사 시간이 하루 만에 입력됐습니다.
봉사 뒤 3개월 안에 시스템에 등록해야 하는 기본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은 이 실적은 반드시 첨부돼야 할 증빙자료조차 없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실적으로 올리지 않은 봉사활동도 많이 해왔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광주 서구의회 윤정민 의원의 봉사실적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당한 방법으로 등록됐습니다.
증빙자료가 존재하지 않은 124시간의 봉사실적이 정순애 의원과 같은 날 입력된 겁니다.
하지만 해당 단체는 당시 윤 의원이 직접 부탁해 실제 하지도 않은 봉사활동까지 포함해 실적을 부풀렸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이정순 / 한국부인회 서구지회장
- "자기가 필요했단 것을 해주라 해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해줬고 우리 회원이기 때문에 (이번 일로) 결정을 해서 윤정민 의원을 탈퇴시키게끔 하자 내가 그랬어요"
이들의 봉사 실적을 관리 감독해야 할 광주 서구자원봉사센터와 관할구청은 이와 같은 사실을 몰랐을까.
취재진이 입수한 광주 서구청의 내부 문건.
지난 2018년 당시, 두 의원의 증빙자료 없는 봉사실적을 담당 공무원이 발견했지만 2년이 지나도록 반려 등의 조치는 없었습니다.
▶ 싱크 : 당시 광주 서구청 담당 공무원
- "이분이 우리 의원인지까지 들여다 볼만큼 시간적 여력도 없었고 그렇게까지 의심을 해보고 일하지 않아서 아마 숙지를 다 했다 할지라도 그렇게까지 하면서 일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광주 서구자원봉사센터의 직원은 증빙자료를 뒤늦게 허위로 만들다 구청에 적발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 싱크 : 광주 서구자원봉사센터 직원
- "한국부인회 서구지회 회장님 말씀은 그러면 똑같이 써줄테니 해명이라도 해라 그렇게 말씀하셨고 내가 증빙자료를 썼다고 해 이 정도까지 말씀하셨어요"
▶ 스탠딩 : 이준호
- "광주 서구자원봉사센터는 증빙서류 허위 작성에 대한 경위 파악에 나선 한편, 두 의원의 해당 봉사시간을 반려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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