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추락사한 아들..위험천만 도심 난간

작성 : 2020-12-21 05:30:52

【 앵커멘트 】
지난 4월 20대 청년이 광주천 교량 난간에서 추락해 숨진 사고가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광주천 난간은 정부의 안전기준에 미치지 못한 상태로 방치돼있었는데 이미 몇 년 전부터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관리의 책임이 있는 광주시는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먼저 김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54살 김 모 씨는 지난 4월 갑작스런 사고로 20대 아들을 떠나 보내야 했습니다.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 중이던 아들은 선임병의 부름을 받고 술자리에 나갔고 귀가 중 추락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광주천변으로 아들은 4m 높이의 난간에서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져 뇌를 크게 다쳤습니다.

이후 2주간의 치료에도 결국 눈을 뜨지 못했고 결국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뒤 숨졌습니다.

▶ 싱크 : 김 모씨 / 유가족
- "평소 아들은 저의 장기기증 서약을 알고 있었고요. 본인도 성인이 되면.. 의사가 꿈이었으니까요."

김 씨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광주시에 손해배상 소송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광주천변의 난간이 정부의 안전 기준에 미달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도로안전 및 시설 관리 지침'에 따르면 교량 난간이나 보행자용 방호울타리는 표준 높이가 110cm로 돼있습니다.

사고 현장 주변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광주공원 맞은 편 천변우로를 따라 설치된 난간의 높이를 재어보니 90cm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 스탠딩 : 김재현
- "지난 4월 사고가 발생한 현장입니다. 사고 이후 8개월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습니다. 난간의 높이도 성인의 허리 높이에도 미치지 못한 채 그대롭니다."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들이 자칫 중심을 잃을 경우 난간 밖으로 곧장 떨어질 위험이 큽니다.

이처럼 표준 높이에 미달하는 광주천변 난간 구간은 전체 2.1km에 이릅니다.

광주시는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도로의 관리 유지로 인한 배상 책임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사고 지역 관할인 동구청에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도 광주천변 난간에 대한 보강작업은 내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안전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위험 천만한 난간이 도심 한가운데 버젓이 방치돼 시민이 추락사한 사고까지 발생했지만 지자체의 대응은 안일하기만 합니다.

kbc 김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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