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자체마다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나 인물을 캐릭터로 만들어 활용하고 있습니다.
강진군도 '다산 문화 진흥' 조례를 제정해 캐릭터 활용에 나서고 있는데요.
기존의 다산 캐릭터 소유권을 사려고 했다가 철회하면서 갑질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신민지 기자입니다.
【 기자 】
다산 정약용의 캐릭터 상표권 등을 소유한 문정국씨.
8년 전 사비를 들여 개발한 뒤, 조청 판매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말, 강진군으로부터 상표권을 취득할 의사가 있다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문정국 / 다산 캐릭터 소유권자
- "(조례에) 다산 관련 지적 재산권을 보유하고 취득ㆍ관리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서 제 지적재산권을 매입해야 된다 그리 말씀하시더라고요."
보름 후 두 번째 만남에서 문 씨는 10억 원을 제시했고, 강진군은 돌연 매수 의사를 철회했습니다.
협상이 결렬된 후 문 씨는 강진군의 황당한 요구를 들어야 했습니다.
사실상 무상 기부를 요구받은 것입니다.
▶ 싱크 : 강진군 관계자
- "군수님께서 말하면서, 군수님은 군 전체를 생각해야 되잖아요..그 말씀도 했어요. 좀 기부하면 어떠냐 이런 말을 넌지시 하셨어요."
이후 문 씨는 소송에 걸릴 수 있다는 강진군청 직원의 말에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특히 이 직원은 문 씨 지인들에게 전화해 무상 기부를 종용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문정국 / 다산 캐릭터 소유권자
- "(지인이 말하길) 전화를 받았네 선배(해당 직원)한테. 무슨 일인지는 대답도 안 하시고 그냥 자네 때문에 죽겠다고. 말 좀 전해주라고."
강진군은 문 씨 소유의 캐릭터는 가치가 낮아 매입할 의사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싱크 : 강진군 관계자
- "다산 선생님 기록에 의해 (조청이) 그 당시 있었다고 하면 (매입이) 가능한데 이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더 심도 있게 보고 검토해도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문 씨의 캐릭터와 최근 강진군이 출원한 캐릭터가 유사하고 각각 조청과 엿 제품 포장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강진군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2019년 말 조례를 제정해 '다산 캐릭터' 관리에 나선 강진군.
적정한 보상은커녕 무상 기부를 강요해, '갑질'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신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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