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불이 나지도 않았는데도, 갑자기 화재 경보기가 울려 대피하거나 불안감을 경험해 본 분들 많으실텐데요.
이런 화재 경보기 오작동이 광주에서만 지난해 3천 건 넘게 발생하면서 예산과 소방력 낭비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저급 경보기가 설치되거나 관리가 부실한 탓인데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c기동탐사부 신민지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사이렌 소리)
지난달 중순,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한밤중에 화재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습니다.
주민들은 우왕좌왕했고,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이어졌습니다.
▶ 싱크 : .
-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피난 통로로 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몇 시야.."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을 찾아 나섰지만 불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화재 경보기가 오작동을 일으킨 겁니다.
광주 하남산단의 한 공장에서는 지난 1년간 7번의 화재 경보기 오작동이 잇따랐습니다.
신고 때마다 소방인력이 헛걸음을 해야 했는데, 알고보니 창고 지붕에서 비가 샌 탓입니다.
▶ 싱크 : 공장 관계자
- "누수가 심해서 오작동이 많았던 부분이다 보니까 이 부분 먼저 (교체했습니다)"
화재 경보기 오작동으로 인한 소방력 출동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해 광주와 전남에 모두 3천 4백여 건 발생했습니다.
▶ 스탠딩 : 신민지
- "이런 오인 출동은 소방력에도 큰 손실을 가져옵니다.
지난해 오작동 출동으로 연간 16억 원의 예산을 길바닥에 쏟은 셈입니다.
특히 오작동으로 인한 출동은 소방력 낭비로 이어지면서 적절한 구조 활동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허 임 / 소방관
- "실제로 출동했는데 화재가 아닌 경우에는 허탈한 마음이 들고, 화재가 나지 않은 현장으로 출동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재산피해나 인명피해를 크게 입을 우려가 있는 것이죠."
화재 경보기의 허술한 관리는 오작동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습기와 먼지에 민감해 설치 후 관리가 중요하지만 평소에는 방치되기 일쑵니다.
또 성능이 들쭉날쭉한 저급품이 대량 보급되면서 오작동 신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두호 / 소방시설관리사
- "20~30년 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20~30년 전 기술 수준이 반영된 감지기가 설치되어 있을 것 아니에요? 정상적인 감지기도 시간이 지나면 노후되고 불량률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거니까."
품질 좋은 경보기로 교체가 필요하지만 비용 부담 탓에 교체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임미란 / 광주시의원
- "문제가 있는 감지기 등 소방시설을 파악하고 우선적으로 노약자 시설과 오피스텔, 산단 등에 직접 시비를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화재 경보기 오작동에 대한 보완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c 기동탐사부 신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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