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축협이 소유한 한우 백여 마리가 매각을 한 것도 아닌데 어느 날 갑자기 개인 소유로 몽땅 바뀌었습니다.
이 농민은 당시 조합장의 일가인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게다가 이 농민은 축사 주변 개발 계획에 따라 소 소유권자에게 지급되는 억대의 손실 보상금을 받게 됐습니다.
석연치 않은 축협의 행태, 구영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축협 소유의 한우 110여 마리를 위탁받아 사육 중인 함평의 한 농가입니다.
2017년부터 매달 200만 원이 넘는 위탁비를 받아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농민
- "위탁금 받고 계신다는 말씀이세요? / 그렇죠. 마리 당 2만 원이요. 한 120마리 한우 키우고 있어요."
하지만 취재진이 소의 이력을 조회해보니 지난 2020년 소의 소유권이 축협이 아닌 위탁사육 중인 이 농민에게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세로만 해도 소 110여 마리의 가격은 무려 10억 원이 넘습니다.
축협은 왜 소유권이 넘어간 건지, 매매를 했다면 계약서를 보여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축협 관계자
- "이게 농장주가 변경을 해달라고 해서 변경을 한 거예요. / (위탁 한우를) 개인 명의로 두는 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시는 거예요? / 문제가 없죠."
팔지도 않았다면 축협은 왜 10억 원이 넘는 거액의 자산을 개인에게 넘긴 걸까?
알고 보니 당시 축협 조합장과 이 농민의 관계는 같은 일가, 친척 관계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마을 주민
- "종친인데 형, 동생 하면서 굉장히 다른 사람들보다 우호적으로 (지내면서) 대단히 불공평하죠."
게다가 이 농민의 축사 부지에는 내년이면 국립축산과학원이 들어서고 손실보상금이 조만간 지급될 예정입니다.
축산 보상 규정에 따르면 개인이 가축을 직접 소유하고 키우는 경우에만 보상금이 지급됩니다.
▶ 싱크 : 한국부동산원 관계자
- "소유를 전제로 (축산보상)법이 만들어져있는 거예요. 실제로 (한우) 위탁해서 관리하는 비용만 받는다면 영업보상 자체가 안 되는 거죠, 축산 보상 자체가. 왜냐하면 자기 물건에 대해서 보상을 받는 거죠."
축협이 보상금을 받기 위해 개인에게 소유권을 가짜로 넘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식 매매 없이 축협 자산을 개인에게 넘겼다면 명백한 불법에 해당합니다.
보상금을 타기 위한 꼼수 소유권 이전이라 해도 배임 등의 책임 문제도 피해 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농협 중앙회는 KBC 취재가 시작되자 사실관계를 파악해 문제가 드러나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C 구영슬입니다.
▲함평축산업협동조합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축협 한우 100마리 소유권이 왜 농민에게..> 보도에 대해 함평축협은 축산물이력제 및 관련 법령에 따라 한우의 이력제 정보를 수정한 것이란 입장입니다. 특정 개인이 향후 소의 영업보상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보도 내용은 이미 2020년 2월 변경된 한우가 처분되어 수익이 함평축협 측에 귀속됐으므로 보상금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님을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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