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속 몰래 녹음기가 증거로 인정될까?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자폐 성향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재판과 관련된 쟁점입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에 '증거능력 및 재판진행관련 의견서'를 지난 17일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의견서에서 "피고인 측에서 증거 능력을 동의했고, 만일 녹음파일의 증거 능력이 부정되면 실체적 진실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특수교사 A 씨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녹음기에 담긴 "너 싫다" 등의 말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주 씨가 아들 가방에 녹음기를 몰래 넣어 녹취한 대화 내용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입니다.
제3자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행위는 위법의 소지가 다분하지만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선 증거 능력이 비교적 폭넓게 인정돼 왔습니다.
2019년 6월 유죄가 확정된 아동학대 돌보미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이고, 서울동부지법은 2020년 학부모가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면서 몰래 녹음한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습니다.
몰래 녹음하는 방법 이외에 다른 증거 수집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 현실적인 판단 때문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큰 논란이 일었던 만큼 가방 속 녹음기의 증거 능력 여부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재판은 지금까지 2차례 진행됐고, 오는 28일 오전 10시 50분 수원지법 403호 법정에서 3차 공판이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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