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고령화로 농촌 지역은 특히 공동 재산 관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순천에서 공동 재산을 팔고 돈을 함께 나눈 마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그 마을을 고영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순천 주암면에 위치한 운룡마을입니다.
팔십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온 김미옥 할머니는 최근 마을회로부터 800만 원을 받았습니다.
▶ 인터뷰 : 김미옥 / 순천 운룡마을 주민
- "받은 돈 썼어요. 집에 청소기도 하나 사고."
통장에 돈이 입금된 건 다른 주민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적게는 수십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마을 주민 57명 전체에게 무려 4억여 원이 배분됐습니다.
▶ 인터뷰 : 송원령 / 순천 운룡마을 주민
- "선조들 해놓은 것을 정리할 때는 서운하지만, 마을 합의가 된 이상 아무 하자가 없습니다."
이처럼 주민들이 적지 않은 돈을 함께 나눠 가질 수 있게 된 건, 조상 대대로 내려온 마을 공동 재산 덕분이었습니다.
5만 평 규모의 산과 논 4필지가 마을 소유였는데, 마을회는 지난해 6월부터 1년여 동안 이를 산림청과 개인 등에 매각했습니다.
마을 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공동재산 관리가 어려워지고, 세금 문제 역시 감당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고영민
- "지금 보이시는 고추밭도 한때 마을 공동재산이었지만, 현재는 판매돼 개인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동 재산의 판매와 배분 등 모든 과정은 열 차례에 이르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회의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 인터뷰 : 권종욱 / 운룡마을 이장
- "처음에는 우리 선조들이 해놓은 것을 왜 파냐고 했어요. 회의를 두세 번 하니까 팔아야겠다 하고 다들 좋아하십니다."
주민들이 화합해 공동재산을 함께 나눈 운룡마을의 사례는 고령화 시대 속 농촌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BC고영민입니다.
#공동재산 #고령화 #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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