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다량의 커피와 음식을 선결제하는 선행을 이어가면서 5·18 당시 공동체 정신을 연상케 했습니다.
9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상에서 광주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리는 5·18민주광장 인근 카페에 선결제했으니 집회 참석자들은 가져가라는 시민들의 알림이 확산했습니다.
4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린 지난 7일 광장 인근 카페와 식당 주인들은 선결제 금액에 맞춰 커피를 내리고 만두를 찌는 등 바쁜 주말을 보냈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컴포즈 커피 충장로점을 운영하는 이경열 씨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커피 수십 잔을 선결제 한 뒤 집회 참석자들에게 나눠달라는 시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씨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민 9명이 커피 총 600잔을 선결제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들은 대부분 10·20대로 파악되는데, 한 20대 여성은 홀로 190잔을 선결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같은 선결제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7일, 이씨는 직접 총궐기대회가 열리는 5·18민주광장으로 가서 참석자들에게 따뜻한 커피와 차를 배달하며 소식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씨는 "추운 날씨에 광장에 나선 시민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겠다는 마음이었다"면서도 "좋지 않은 일(탄핵정국)로 좋은 일(커피 선결제)이 발생한 아이러니 같은 상황에 한편으로는 씁쓸하다"고 말했습니다.
집회가 열렸던 주말 사이 비나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집회에 참석했던 시민들을 위해 따뜻한 음식을 내놓은 이도 있었습니다.
광장 건너편에서 신포우리만두 광주점을 운영하는 유상미 씨도 "토요일에 갑자기 한 시민이 선결제를 해도 되겠냐는 문의가 왔다"면서 "만두 100판 주문이 들어왔다는 직원 연락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많은 시민들이 가게를 찾으면서 선결제한 만두가 금방 소진됐는데, 유씨는 그 후에도 남은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만두를 무상으로 시민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씨는 "다음날에도 같은 이유로 15판을 선결제하고 가신 손님도 있었다"며 "정신없이 주말에 일하면서도 광주시민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면서 열심히 만두를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마치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대에 참가하는 시민과 학생을 위해 양동시장, 대인시장 아주머니들이 모여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줬던 대동 정신을 연상케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편, 오월어머니집도 지난 5일부터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주먹밥을 나눠주며 광주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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