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임동 ‘중고책나라’, 만화·대중소설 110만 권 소장
개인이나 책대여점·북카페 등에 온라인 주문 판매
조장형 대표 “종이책 찾는 독자 여전, 책(冊)테크 붐”
개인이나 책대여점·북카페 등에 온라인 주문 판매
조장형 대표 “종이책 찾는 독자 여전, 책(冊)테크 붐”
광주시 북구 임동 일신방직 정문에서 기아챔피언스필드로 가는 중간쯤, 골목 안쪽 오래된 창고 건물에 ‘중고서점’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호기심에 창고 마당 안으로 들어서자 때마침 사무실에 있던 주인이 나와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중고서점 ‘피망과토마토’ 조장형 대표입니다.
조 대표의 안내로 창고에 들어서니 마치 도서관에 들어온 듯 일렬로 서있는 서가에 수 많은 책들이 가득 꽂혀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현재 이곳 500평 창고에는 20만 종, 110만 권이 소장돼 있습니다. 만화와 판타지 소설, 대중소설, 무협지 등 성인 장르가 주종을 이루고 있지요. 또한 영화DVD가 20만장 가량 보관돼 있고요.”
◇2010년부터 중고서적 온라인 유통에 매력을 느껴 시작
어떻게 중고서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물었습니다.
“원래는 유치원 교재를 만드는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다가 2010년부터 중고서적 온라인 유통에 매력을 느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맨 처음 북구 일곡동에서 40평 규모 상가 사무실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는데, 점차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 2015년 4월에 이곳 임동으로 옮겨왔습니다.
당초 이곳은 유리가공 공장이었으나 주민 민원 등으로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상당기간 빈 상태로 남아있었습니다.
사업성은 어떠한지 등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세트판매 위주로 하죠. 책 가격은 중고이기 때문에 새 책의 20~50% 수준이에요.”
“그리고 DVD는 대량구매시 영화 전문사이트에 비해 10% 수준으로 저렴합니다. 1천 장 구입시 장당 500~800원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중고 서적은 어떤 경로로 입수하는지를 물었습니다.
“구입처는 폐업하는 동네 책 대여점으로부터 사들이는데, 한달 평균 3만~5만 권 정도 매입하고 있어요.”
지난 2년간 코로나 기간에는 동네 책대여점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 달에 한 번 폐업가게들의 책들을 가져오기도 했는데, 지금은 1년에 두 차례 매입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만 해도 광주에 책대여점 200군데, 만화방과 카페 합쳐 200군데 등 대략 500군데 동네 책대여점이 있었는데, 1년전 70곳 정도로 크게 줄었다가 현재는 거의 문을 닫았죠.”
현재 광주·전남에서 중고서적을 취급하는 업체는 4~5군데가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전남 화순에 한 군데가 있었으나 사업을 접고 서울로 이사를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만화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은 이곳을 포함해 광주에 단 2곳뿐입니다.
◇금리 인상 이후 서민들 힘들어지면서 수요도 줄어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서 중고만화 책을 찾는 수요도 크게 줄었습니다.
“금리 인상 이후 월 매출이 20~30% 가량 줄어든 것 같아요. 서민들이 주 고객인데 경제적으로 힘들다보니까 아무래도 덜 찾는 것 같습니다.”
그는 최근 주문이 줄어들자 월, 수, 금 3일만 사무실에 출근하고 나머지는 다른 일을 하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책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일은 부인과 둘이서 하지만 일이 많을 때는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활용합니다.
꾸준히 나가는 책이 있느냐고 물으니 전체 판매 물량의 약 3~5% 가량이 지속적으로 나가는 책이라고 답했습니다.
판매는 한 달에 어느 정도나 이뤄질까 궁금했습니다. “배송 건수로 50~100건 정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희귀도서 가격은 원가의 2~10배를 호가
조 대표는 중고서적만을 집중 구입하는 단골 고객이 있다고 말합니다.
“여수, 전주 등에서 까지 찾아오는 단골고객이 7~8명이나 됩니다. 단골고객들은 서가에서 하루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구경하다가 저희가 퇴근할 시간이 되어서야 자리를 뜹니다.”
“그분들은 이곳을 ‘보물창고’라고 말합니다.”
요즘에는 책들도 점차 골동품화하고 있습니다.
희귀도서 가격은 원가의 2~10배를 호가합니다.
“ ‘달빛천사’, ‘열혈강호’ 등은 희귀도서라 할 수 있지요. 요즘에는 책으로 재테크하는 사람이 많아요. 책 경매사이트도 있어요. 책 수집가들이 서울에서도 찾아오고 있지요. 만화책 ‘낭길리마’(3권 1질)는 한 권당 10만 원을 호가합니다”.
조 대표는 ‘중고책나라, 보물섬’이라는 네이버 카페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청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책 정보를 올리고 있습니다.
“만화나 소설은 전자책으로 먼저 출시되고 나중에 종이책으로 출간되지요. 그래서 중고서적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요.”
인터넷 세상속에 사는 요즘, 종이로 만든 책은 점점 우리 일상과 멀어져 가는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책을 통해 정보와 즐거움을 얻으려는 애호가들은 존재합니다.
중고서적이 주민들에게 따뜻한 문화의 온기를 전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에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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