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5월 12일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
자신을 위한 위로의 메시지
자신을 위한 위로의 메시지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전주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김지연 씨가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99명의 포옹' 사진전이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열립니다.
김 작가는 남광주역, 영산강 등 치열한 삶의 무대를 밀착 관찰, 생활 현장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민중들의 숨결을 표현하는데 줄곧 앵글을 맞춰 왔습니다.
반면 이번 '99명의 포옹' 사진전은 공간 혹은 사물로부터 벗어나 오로지 '사람'에게서 메시지를 건져 올리고자 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 생활 현장 밀착 관찰..민중 숨결 표현
이번 작업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안아보라'고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김 작가는 코로나19로 일상 생활의 암흑기를 겪으며 저마다의 이유로 지치고 힘들어 있는 지인들과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 자신을 안아주기를 주문했습니다.
이런 부탁을 받은 99명의 사람들은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안아보며 '나'의 존재를 인식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느낌을 고백했습니다.
"나는 누구와 손목을 잡거나 포옹하는 일에 익숙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주 누군가를 포옹하게 된다. 내 마음을 다 전달할 수 없을 때 때론 몸으로 다가선다. 어느 날은 나 자신을 껴안아 보았다. 안쓰러움과 고마움과 서러움과 사랑하는 마음이 교차하면서 비로소 나를 이해하고 용서할 것 같았다. 그동안 나를 지탱해 주어서 고마웠다"라고.
또한 누군가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으로 인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김 작가는 '99명의 포옹'을 천 소재 인화지에 담아 스스로를 안았을 때의 질감과 온기가 전달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 "서러움과 사랑하는 마음이 교차"
99명이라는 숫자는 100명의 가상 숫자를 정해 놓고, 나머지 한 명은 '당신'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서라고 작가는 설명했습니다.
김 작가는 "내 마음을 다 전달할 수 없을 때 때론 몸으로 다가선다. 그리고 비로소 어느 날 나를 껴안아 보았다. 안쓰러움과 고마움과 서러움과 사랑하는 마음이 교차하면서 비로소 나를 이해하고 용서할 것 같았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작가와의 대화는 다음달 4일 오후 3시에 열립니다.
한편, 김 작가는 2002년 '정미소' 개인전을 시작으로 '낡은방', '근대화상회', '삼천원의 식사', '자영업자', '영산강' 등 17회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2006년 전북 진안에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를 열고 근대유산의 문화 재생산의 첫 사례를 만들었으며, 2013년 전주에 서학동사진관 문화공간을 열어 지역문화 확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13권의 사진집을 만들었으며, 감자꽃(열화당), 전라선(열화당), 따뜻한 그늘(눈빛) 등 세 권의 사진 산문집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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