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광주 출신 소설가 한강이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우리나라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신민지 기잡니다.
【 기자 】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난 소설가 한강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한강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연세대를 졸업한 한강은 25살인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시작으로 전업작가의 길을 걸었고, 이후 인간의 폭력성과 상처를 주제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 싱크 : 한강/ 소설가 (지난해 11월 15일)
- "증언록에서 시작해서 최대한 많은 증언을 읽으려고 노력했고요. 그 순간들을 제가 따라서 경험하는 그런 방식으로 소설을 썼습니다."
특히 80년 5·18민주화운동은 한강의 삶과 작품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소설가인 아버지 한승원이 보여준 학살 현장의 사진첩을 본 후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강은 이같은 성찰을 세 번째 장편인 '채식주의자'에 녹여냈고, 지난 2016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습니다.
2017년에는 5·18 참상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지난해에는 제주 4·3사건을 담아낸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상까지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한강은 자신의 문학적 탐구가 인간의 고통을 들여다보는 것과 함께 그 폭력의 반대편에 서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싱크 : 한강/ 소설가 (지난해 11월 15일)
- "역사 속에 있는 인간을 들여다본다는 그런 행위 자체는 폭력의 반대편에 서겠다는 어떤 맹세이기도 한 것 같아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강은 한국 문학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지역민들은 그동안 간직해 온 역사적 상처를 문학으로 치유해준 데 대한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광일 / 세계호남향우회총연합 사무총장
-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과 함께 우리 호남의 쾌거다, 또는 해외에 있는 우리 호남 향우들이 자긍심이 상당히 높아지는 그런 것 같습니다."
한강은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 상금을 수여받습니다.
KBC 신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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