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부가 팔레스타인 난민이 자국 영토로 밀려 들어올 것에 대비해 콘크리트 방벽으로 둘러싸인 대규모 난민 수용 캠프를 건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이집트 당국이 가자지구와 인접한 시나이 사막에 약 20㎢ 면적을 둘러싸는 콘크리트 방벽을 건설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의 약 7배에 달하는 크기로, 해당 지역에 10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이집트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가자지구 남부로 확대됨에 따라 팔레스타인 난민이 대규모로 갑자기 이집트 영토로 밀려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해 임시 수용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겁니다.
해당 지역에는 상당한 수의 텐트가 이미 반입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동안 이집트는 가자지구 남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세에 떠밀려 이집트로 넘어오는 사태를, 수용할 수 없는 레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가 파탄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가자지구 주민을 타국으로 밀어내는 것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좌절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의도라는 게 아랍권 국가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대규모 임시 수용시설의 건립은 팔레스타인 난민 유입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위험이 커졌다고 이집트 관료들이 보는 신호라고 WSJ는 분석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군사작전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피란민이 몰려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참사 우려가 점점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집트와 맞닿은 라파는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자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몰려있는 곳입니다.
약 24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 중 절반 이상인 140만 명가량이 이곳으로 피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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