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전교생이 30여 명에 불과한 곡성의 한 작은 시골 중학교에서 얼마 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전국 오케스트라 대회에서 대도시의 학생들을 제치고 금상을 수상한 겁니다.
그 기적 같은 이야기를 고영민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웅장한 음악 소리가 합주실을 가득 채웁니다.
지휘봉을 따라 움직이는 학생들의 손과 입은 여느 연주자 못지않습니다.
각양각색, 모두가 다른 학생들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하나가 돼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냅니다.
전교생이 33명에 불과한 이 작은 시골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기적이 일어난 건 지난 8월.
전국의 내로라하는 학생들이 참여한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서 당당히 금상을 수상한 겁니다.
▶ 인터뷰 : 김대광 / 곡성 석곡중학교 1학년
- "연습할 때는 너무 힘들고 화가 났는데 상을 타고나니까 너무 기분 좋았습니다."
결과는 빛났지만, 대회를 나가기까지 역경도 많았습니다.
단원 수가 35명 이상인 오케스트라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규정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 인터뷰 : 안시은 / 음악 교사
- "연습을 한 번 할래? 두 번 할래? 물어봤더니, 아이들이 두 번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애들이 정말 하고 싶어 하고 배우고 싶어 한다고 (느꼈습니다.)"
대회 참가 여부조차 불투명했지만 음악을 향한 학생들의 열망은 남달랐습니다.
전교생 대부분이 매일 합주실에 모여 화음을 맞추고 또 맞췄습니다.
▶ 인터뷰 : 조영빈 / 곡성 석곡중학교 2학년
- "2년 동안 같은 악기를 연주하면서, 실력이 느는 걸 느껴서 보람 있었고, 매주 합주하는 시간 동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인격적으로 느껴서 좋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됐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를 직접 찾아가 관계자들을 설득한 끝에, 마침내 학생들은 꿈에 그리던 무대 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유성우 / 곡성 석곡중학교 교장
- "중학교 1학년 처음 들어와서 악기를 접하는 등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고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가장 열심히 한 사람들이 학생, 그리고 지도해 준 선생님입니다."
수상의 기쁨을 만끽한 지도 어느덧 두 달.
악기를 내려놓을 법도 하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너나 할 것 없이 합주실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 작은 시골 학교에서는 오늘도 이렇게 기적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KBC 고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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