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노벨문학상을 심사한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하며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섰다"는 점을 중요한 이유로 밝혔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과 같은 시대적 비극을 다룬 작품을 통해 국가폭력의 트라우마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독창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입니다.
김재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2014년 작 '소년이 온다'를 통해 한 작가는 어릴 적 자신이 성장했던 광주의 아픔을 다뤘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사회적 시선이 아닌 개인의 고통과 내면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트라우마가 세대를 넘어 계승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앞서 가부장적 폭력에 대한 비판을 담은 2007년 작 '채식주의자'를 통해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한 작가는 '소년이 온다'에서 국가폭력을 증언했습니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학살의 현장을 접하고 증언록을 탐독하며 국가 폭력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냈습니다.
▶ 싱크 : 한강/ 소설가(지난해 11월)
- "(900여 명의) 증언들을 읽으면서 정말 일어났던 그대로의 파편들을 함께 그 증언 속에서 경험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2021년 작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는 다시 한번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학살의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주인공의 시선으로 이야기했습니다.
▶ 싱크 : 문순태/ 소설가
- "고통을 문학적 형상화를 통해 승화시켰고 간접적으로는 그것을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그런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한 작가는 문학적 탐구가 인간의 고통을 마주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 싱크 : 한강/ 소설가(지난해 11월)
- "역사 속에 있는 인간을 들여다본다는 그런 행위 자체는 폭력의 반대편에 서겠다는 어떤 맹세이기도 한 것 같아요."
역사적 트라우마와 인간 삶의 연약함을 여실히 드러낸 한 작가의 작품들이 세계인들의 보편적 이해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 이번 수상으로 증명되면서 한국 문학의 지평이 더욱 넓어졌다는 평가입니다.
KBC 김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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