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돌려주지 못한 전세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대신 갚아주는 전세반환보증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을 취급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대신 갚은 돈(대위변제액)은 올해 1월에만 1,700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정부가 5월부터 전세보증금이 집값의 90%를 넘는 주택은 보증보험 가입을 차단하기로 했지만, 집값 하락으로 올해 내내 '깡통주택'이 속출하면서 HUG의 연간 대위변제액이 2조원 안팎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HUG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금은 지난달 1,692억 원으로 지난해 1월(523억 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3.2배가 증가했습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한 주택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 HUG가 대신 돌려주고, 집주인에게 청구하게 됩니다.
지난 한 해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 규모는 1조 1,731억 원.
이 가운데 9,241억 원을 HUG가 대신 돌려줬는데 임대인에게 회수한 금액은 2,490억 원(21%)에 불과했습니다.
전세사기꾼이 신축 빌라 가격을 부풀린 뒤 전세보증금을 높게 받아 이익을 취하면, 공기업이 위험을 떠안게 되는 상황인 겁니다.
정부는 우선 HUG 곳간이 바닥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 출자를 통해 HUG 자본을 확충하고 보증 배수를 높일 계획입니다.
다만, 혈세를 투입해 보증보험 제도를 유지하기 전에 세입자들이 위험 주택을 거를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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