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캠핑카 안전 문제 또 따져 보겠습니다.
캠핑카 화재로 이용자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캠핑카를 만들 때 전선과 전기 장비가 많이 쓰이는데요. 이게 불량이거나 사용 중 파손되면서 화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캠핑카 전기설비 안전기준은 있으나 마나 한 상황입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캠핑용으로 개조된 버스 짐칸에 소방관들이 물을 뿌립니다.
불이 난 짐칸에서 꺼낸 것은 배터리가 든 은색 철제함.
화재 원인은 배터리 접합부 접촉 불량으로 조사됐습니다.
▶ 인터뷰 : 이한철 / 대전서부소방서 화재조사반
- "캠핑카로 개조해서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그렇게 다니다 보면 접촉부가 헐거워져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캠핑카 화재는 2016년 23건에서 지난해 41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 중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6명이 다치는 등 캠핑카 이용자 증가와 함께 인명 피해는 해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캠핑카 전기 설비에 대한 안전 기준은 거의 없습니다.
물 유입을 막을 수 있는 외부 전원 구조, 과부하 보호 기능을 갖춘 충전기 등 5개 항목이 전부입니다.
게다가 이런 안전 기준으로 점검하는 것도 캠핑카 출고 전에 단 한차례뿐입니다.
사용 중 정기 점검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행 진동으로 전선 피복이 벗겨지거나 배터리 접속부 등 전자 장비가 손상돼 불이 날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백민국 /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튜닝처
- "캠핑용 자동차의 전기 장비, 전기 설치에 대해서 별도로 검사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현재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캠핑카의 배터리와 인버터 보관 방법, 전력량에 따른 전선의 두께와 종류까지 안전기준이 세세하게 마련돼 있습니다.
정부는 2018년 9월 캠핑카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안전 기준을 파악했지만 국내법에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이의평 / 전주대학교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우리는 (캠핑카를) 단지 자동차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전기안전공사도 관여를 않고 특정 소방대상물, 즉 소방에서 규제하는 대상물인데 거기에도 빠져 있습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봅니다."
정부의 안전 불감증 속에 캠핑카 전기설비에 대한 허술한 기준이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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