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탐사보도 이어가겠습니다. 앞서 보도한 영광군과 무안군, 해남군의 관공선 엔진은 공교롭게도 모두 한 업체의 제품이 선정됐습니다.
평가 기준과 맞지 않는 채점을 통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논란을 빚고 있는데요.
3개 시·군 장비선정위원회에 제공됐던 평가 자료와 채점표를 전문가들에게 보내 검증과 재채점을 의뢰했습니다.
그랬더니 결과는 180도 달랐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kbc취재팀은 영광, 무안, 해남군 장비선정위원회가 본 기초자료와 채점표를 선박 전문가 3명에게 보내 검증과 재채점을 의뢰했습니다.
해남군의 경우, 전문가 모두 A 업체가 아닌 다른 경쟁 업체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선정위원 10명 중 9명이 A 업체에 최고점을 줬던 해남군의 결과와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온 겁니다.
▶ 싱크 : 채점 의뢰 전문가
- "특히 초기 투자비나 운영 유지비 측면에서는 A 업체보다는 훨씬 월등하게 높기 때문에 기존 A 업체보다는 B 업체가 전반적으로 좀 더 유리한 것이 아닌가.."
무안군의 경우 3명 중 2명이 A 업체가 아닌 국내업체에, 나머지 1명은 A 업체에 최고점을 줬습니다.
영광군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자체 3곳의 장비선정위원회 채점표를 본 전문가들은 A 업체로 지나치게 점수 쏠림 현상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싱크 : 채점 의뢰 전문가
- "평가표에 나와 있는 이 점수들을 보면 A 업체가 유리하도록 점수 배점이 되어 있는 부분도 없지 않아 좀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장비선정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공무원은 엔진에 대한 '개인적 선호도'가 평가 기준보다 더 점수에 영향을 미친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일부 선정위원들은 평가 항목과 기준을 모르는 상태에서 점수를 매기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선박 전문가가 아닌 공무원 위주의 위원회 구성이 불러온 폐단입니다.
▶ 싱크 : 지자체 공무원
- "선호도가.. 사용자 입장에서는 선호도 비중이 클 것입니다. 총괄하고 운용하는 사람이라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기관장님들도 잘 모를 거예요. "
수십억 원에 이르는 선박의 핵심 장비를 선택하는 선정위원회 평가가 객관적 기준을 무시한 채 사실상 '주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공무원의 증언까지 나온 상황.
특정업체의 엔진 납품 독식을 막고, 장비 선정 과정의 불신을 해소할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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