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형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여수산단 금호석유화학이 ESG 성과 부풀리기에만 몰두해 말썽을 빚고 있습니다.
어제(10일) 오후 1시 30분쯤 여수산단 금호석유화학 제1공장에서 기계설비를 분리하던 도중 체인블럭 줄이 끊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체인블럭 줄을 잡고 있던 작업자 1명이 넘어지면서 허리를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9월 22일에는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 제2공장에서 위험물인 인화성 사이클로 헥산과 TLA가 혼합된 액체 화학물질이 누출됐습니다.
이 사고로 근로자 40여명이 두통과 목 따끔거림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여수산단 금호그룹 계열사에서 15건의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금호석유화학은 사고예방에 나서기는 커녕 ESG경영 성과 부풀리기에만 혈안이 됐습니다.
ESG 경영은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겠다는 것을 뜻합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여수제2에너지 사업장이 글로벌 안전환경 인증 전문기관 UL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ZWTL)' 인증 골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 글로벌ESG 평가기관인 에코바디스에서 골드 등급을 획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환경과 노동·인권 부문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글로벌 마케팅 조사기관인 LACP가 주최하는 '2021 비전 어워즈'에서 지속가능경영 부문 금상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금호석유화학 ESG 성과가 제대로 맞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안전사고에 대해 특단의 대책마련을 지시하기는 커녕 뜬구름 잡는 말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박찬구 회장은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앞으로도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기업의 영속을 넘어 전 지구적인 공생을 고민하는 금호석유화학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노동단체는 "여수산단 현장은 박 회장이 내세우는 ESG 경영을 전혀 귀담아 듣고 있지 않고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며 "당장 최저가 낙찰제와 다단계 하도급을 폐지시키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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