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 수술을 받은 30대 남성이 나흘 만에 세상을 떠나면서 유족이 병원 측의 의료 과실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11일 유족 등에 따르면 34살 남성 A씨가 지난 5일 오전 8시 35분쯤 수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다한증 수술을 받았습니다.
평소 겨드랑이와 머리에서 땀이 많이 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어온 A씨는 거주지와 가까운 이 병원에서 수술받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일 오전 9시 20분까지 45분가량에 걸쳐 진행된 수술에서는 좌측과 우측의 교감신경절 일부를 절제하는 시술이 이뤄졌습니다.
수술을 마친 뒤 병동에 옮겨진 A씨는 같은 날 정오쯤 갑자기 38도 이상의 고열 증세를 보였고 오후 3시쯤 A씨의 체온은 40도를 넘었습니다.
병원 측은 관련 약물 치료와 저체온 요법 등 조처를 했으나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A씨를 중환자실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A씨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수일간 의식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결국 수술을 받은 지 나흘 만인 9일 오후 4시 18분 A씨는 병원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A씨가 입원 중이던 지난 6일 병원 측이 발급한 경과 기록지에는 "수술 후 2∼3시간 후부터 발생된 열로서 마취 약제에 의한 악성 고열을 배제할 수 없음"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어 "수술 및 마취에 의한 원인 미상의 희귀 합병증이 의심되는 의학적 상태"라며 "상세 불명의 고열, 고혈압으로 인한 장기 손상과 기능 부전이 진행했고 현재 뇌 기능 저하, 간 기능 부전, 췌장 기능 부전, 급성 신 기능 부전이 발생했다"라고도 설명돼 있습니다.
유족들은 A씨가 사망한 당일 병원 측의 의료 과실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현재 수원중부경찰서에서 수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날 오전 A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부검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A씨의 부검을 마치는 대로 빈소를 마련하고 장례 절차를 밟기로 했습니다.
A씨의 형은 "동생은 평소 한 기업체의 품질관리 직종에서 근무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던 청년"이라며 "별다른 지병도 없던 동생이 세상을 떠난 원인이 밝혀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성빈센트병원 측은 의료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성빈센트병원 관계자는 "의료적인 진행상의 문제는 없었던 걸로 본다"며 "현재로서는 저희도 부검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병원 측의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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