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겨울의 찬 기운이 맴돌고 있지만, 곧 다가올 새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위로가 필요한 곳을 찾아가 선율과 화음으로 '희망'을 전하는 게 이들의 목표입니다.
멤버는 직장인과 주부, 학생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은 요즘 봄 공연을 앞두고 광주시 북구 대촌동의 한 공장 건물에 모여 보컬과 악기 연주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일요일을 포함해 일주일에 2~3일은 이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언제나 봄'은 올해로 50살이 된 최정욱 대표의 주도로 지난 2018년 10월, 첫걸음을 뗐습니다.
여행 중 대전에서 우연히 만난 2명의 뮤지션과의 인연이 시발점이었습니다.
◇ 잘 꾸며진 무대보다 삶의 공간에서 관객과 호흡
잘 꾸며진 무대보다는 언제든 관객과 함께 할 수 있는 소박한 열린 공간을 지향합니다.
주로 산책로, 공원 등의 길거리나 카페, 학교, 마을 공간 등에서 공연을 펼칩니다.
특히 한국 현대사의 슬픈 기억들이 스며 있는 장소를 찾아다니며, 봄날 꽃잎처럼 져버린 순백의 영혼들을 기리고 있습니다.
'언제나 봄'이란 밴드 이름에도 화사한 '겉' 의미와 달리 슬픈 기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4월, 광주시 광산구 수완지구 기억공간 소풍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공연 때 주최 측에서 밴드 이름이 필요하다고 해서 즉석에서 작명한 게 바로 '언제나 봄'입니다.
이후 4·19, 5·18, 통일축제, 이태원 추모공연, 노조 투쟁 현장 등 아픔이 있고 위로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언제나 봄'이 함께 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관객들과 SNS로 소통이 이뤄지는데, 신청곡을 받기도 하고 때론 젊은 연인들의 프로포즈에 매개자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러는 민원이 들어와 공연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노조 투쟁 현장에서는 사측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합니다.
◇ 밴드 결성 6년.."보람과 아쉬움 교차"
그렇게 숨 가쁘게 전국을 누벼왔습니다.
밴드 결성 6년의 시간을 되돌아 보면,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최정욱 대표는 "그동안 4차례 앨범을 냈고 밴드 멤버들의 음악 실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게 만족스러운 점"이라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반면 "매년 20회 정도 버스킹을 하는데 지난해에는 잦은 기상 악화로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습니다.
'언제나 봄'은 2024년 용의 해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멋진 곡을 만들어 의미 있는 공연을 통해 '언제나 봄'의 존재감을 한층 높일 생각입니다.
특히 밴드 활동상을 담은 독립영화와 '밴드 자서전'을 제작할 계획입니다.
12명의 멤버 중 개인 사정상 5명은 잠시 쉬고 있고, 현재 7명이 밴드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회원들은 저마다 닉네임을 만들어 사용합니다.
△ 최정욱 대표(50살 / 프로그래머·프로듀싱) = 밴드의 정신적 지주이자 물질적 후원자로 회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텁습니다.
△ Rocker(45살 / 직장인·기타 겸 보컬) = 송정리 출신으로 광산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연주하는 게 소망입니다.
△ Yooni(46살 / 직장인·보컬) = 2019년 세월호 추모공연 때부터 참여했으며, '연주를 통해 관객과 소통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 Purple(49살 / 주부·보컬) = 3년 전, 남편의 권유로 밴드에 참여하게 됐으며, 경남 하동 문송암 앞에서 공연할 때 관객들의 호응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 Lomi(47살 / 회사원·베이스 / 하모니카) = 공연 현장에서 SNS로 신청곡을 받아 연주하는 과정에서 관객과 호흡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 SSong's(46살 / 회사원·건반 / 보컬 / 편·작곡) = 노래와 악기 연주뿐 아니라, 1~4집 앨범에 수록된 곡을 모두 작곡한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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