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탐·인]김희태 광주·전남 문화재위원 "문화유산, 역사 자료이자 예술품"(2편)

작성 : 2024-06-02 10:00:01
시·도 문화재위원과 대학 강의활동 병행
역사·예술·학술·경관적 가치 큰 유산연구
문화·자연·무형유산 포괄용어 '국가유산'
"유산 관리는 원형의 보존이 기본 원칙"
[예·탐·인]김희태 광주·전남 문화재위원 "문화유산, 역사 자료이자 예술품"(2편)

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문화재'를 '문화유산'으로 명칭 변경
▲김희태 위원이 지난달 27일 광주 서구문화원에서 열린 '광주천년의 국가유산 돌보기'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 퇴임 이후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전라남도하고 광주광역시 문화재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1년에 한 학기씩 목포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강사로 출강하고 있습니다. 학생들하고 현장 다니며 수업하고 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 문화재의 가치와 의미.

"우리 조상들이 남긴 삶의 흔적입니다. 대부분 역사를 증명하는 자료이자 예술품이지요. 예를들어 방금 우리가 만났지만 30년 전에 사용했던 노트가 보이고, 같이 근무했던 친구가 보이고 하는 것처럼 문화유산은 이렇게 가까운 것입니다. 이 노트를 문화재로 지정하면 이름, 소속, 시기, 주소, 전화번호가 나오는 것과 같이 100년 후 얘기라면 100년 전에 어느 현장의 개인과 만났던 모든 정보들이 여기에 다 담겨 있어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희태 위원이 지난달 27일 광주 서구문화원에서 열린 '광주천년의 국가유산 돌보기'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 '문화유산'을 정의한다면.

"'문화유산'은 역사와 전통의 산물로써 문화의 고유성, 겨레의 정체성 및 국민 생활의 변화를 나타내는 유형의 문화적 유산입니다. 또한 '자연유산'은 동물과 식물, 지형, 지질 등의 자연물 또는 자연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조성된 문화적 유산이고 '무형유산'은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되어 공동체·집단과 역사·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끊임없이 재창조된 무형의 문화적 유산이라고 정의합니다."

- 문화재의 용어 표현만 달라지는 건지.

"지금까지 '문화재'라고 써 왔던 용어를 앞으로는 '문화유산'으로 표기하기로 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듯싶습니다. 그런데 '문화유산' 용어는 기존의 '문화재'를 바로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서 '문화재 = 문화유산'은 일부분만 해당됩니다."

▲ '광주문화유산돌봄사업단' 수리기술자가 한옥의 흙담 훼손부분을 수리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문화재는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구분하고 이를 포괄하는 용어는 '국가유산'으로 쓰는 것입니다. 국가유산은 인위적,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써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문화·자연·무형유산입니다."

- 제도적 근거는.

"기존의 문화재 보호법이 3종의 법률로 분법이 되고 상위의 개념에 해당한다고 할 기본법으로 '국가유산기본법'이 제정돼 2024년 5월 17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이 때문에 문화재청도 이제 '국가유산청'으로 개칭돼 부르게 됐습니다."
◇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돌봄은 '원형보존'
▲'광주문화유산돌봄사업단' 수리기술자가 한옥 지붕 위의 잡초를 제거하고 있다.

- 국가유산의 돌봄사업 원칙은.

"문화유산은 원형보존을 기본 원칙으로 합니다. 자연유산은 인위적인 간섭을 최대한 배제하되 자연적인 변화 등 자연유산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고 지속 가능한 활용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합니다."

- 문화재 돌봄 사업에 대해.

"원형보존 원칙을 유지하기 위하여 훼손을 사전에 방지하는 예방의 개념의 문화재 상시 관리 사업이 '문화재 돌봄 사업'입니다. 문화재를 보존·수리하는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경미한 훼손시 신속히 복구하고 일상 관리와 주변 환경 정리, 보존 과학적 기술에 접목한 모니터링 등이 이 사업의 주요 임무입니다."

▲'광주문화유산돌봄사업단' 수리기술자가 한옥의 창지문을 수리하고 있다.

- 문화재 돌봄 사업 현황에 대해.

"2013년 '문화재 돌봄 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문화재특별 관리사업을 통합하여 전국 17개 시·도 13개 사업단 체제로 2,063건을 관리했습니다. 2023년 기준의 이 사업은 17개 시·도 23개 센터체제로 관리대상은 8,966건으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문화유산 관리가 중요하다는 방증입니다."

- 광주·전남 지역 문화재 돌봄 참여자는.

"문화재 수리기능사 자격 취득은 110명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주로 관련 전문자격을 취득한 사람들이 주로 참여합니다. 광주광역시는 광주문화유산돌봄사업단 1곳, 전라남도는 중부권 나주 문화재예방관리센터, 서부권 목포 남도문화유산연구원, 동부권 순천 역사문화연구원 마루 등 4곳이 있습니다."

- 이 사업은 언제부터 시작됐는가.

"사실 문화재 돌봄은 전남도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됐습니다. 문화재 수리를 할 때 기술자들이 설계해서 예산을 세워 수리하기 전에 기본적인 관리를 먼저 하자는 개념으로 한 10여 년 전에 도입을 했습니다."

※ 김희태 광주·전남 문화재위원


김희태 광주·전남문화재위원은 전남 장흥 출생으로 목포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조선대학교 대학원과 전남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공부하였습니다.

1987년 전남도청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으로 부임해 31년간 재직하며 전남지역에 산재한 700여건의 문화재를 발굴, 연구하여 국보와 보물, 지방문화재 등으로 등록한 성과를 낳았습니다.

지난 2018년 정년퇴임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문화재위원으로 위촉되어 여전히 남도 문화재 현장의 산증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라도천년사 편찬위원과 2024광주인문스토리선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목포대학교 사학과 강사로 출강했습니다.

공저로 '문화재학 이론과 실제', '향토사 이론과 실제', '오횡묵의 여수잡영-120년 전 여수를 읊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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