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했던 15분' 타면 즐거워지는 '馬술' [신년포털기획-다시 붉은 말처럼]

작성 : 2026-01-20 11:23:46 수정 : 2026-01-20 13:26:56
[5]'왕초보'기자의 승마로 만나는 말
파트너는 갈색털 반짝이는 암말 '피터 요정'
기본은 말위 자세 균형...말과의 교감 중요
"고생했어, 피터요정"에 눈 깜박이며 화답?
말은 인간과 가장 오래 함께 달려온 동물입니다. 전쟁과 이동, 노동과 생존의 현장에서 언제나 앞장섰고, 속도와 인내, 자유와 도약의 상징이 됐습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가 밝았습니다. 불의 기운을 품은 말처럼, 멈추지 않고 나아가라는 의미가 담긴 해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인생 첫 승마 체험기를 전합니다.[편집자주]

▲ 화순 승마장 <호스엔드림>을 찾은 KBC 신민지 기자와 <호스엔드림> 강우균 선수겸 코치 

병오년(丙午年), 60년 만에 돌아온 붉은 말의 해.

기자는 그 의미를 온몸으로 느껴보기 위해 전남 화순의 승마장 <호스엔드림>을 찾았습니다.

체험 전날 밤, 드라마 '왕건'을 시청하며 기마 장수처럼 씩씩하게 말을 타는 자신을 상상했지만, 말 앞에 선 순간 그 상상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 스무 살 암말 '피터 요정'과 강우균 선수겸 코치

"와, AI 같아."

처음으로 눈앞에서 말을 마주한 순간, 기자는 한 걸음 물러섰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커서 현실감이 없게 느껴졌습니다.

기자가 만난 첫 파트너는 짙은 갈색 털이 반짝이는 스무 살 암말 '피터 요정'이었습니다.

"저희 마장에서 힘든 일은 다 하는 친구입니다. 아주 예뻐해 줘야 해요."

<호스엔드림> 강우균 코치는 이렇게 소개하며 말을 다정하게 어루만졌습니다.

선수 겸 코치로 활동하는 그는 이날 초보 체험자인 기자에게도 차근차근 동작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기본은 자세, 그리고 교감입니다"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말 뒤로 가지 말기였습니다.

말은 겁이 많고 예민하기 때문에 접근부터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기자가 엉덩이 쪽에 가까이 다가오자, 즉시 꼬리를 흔들며 경고를 던졌습니다.

▲ 기승 전 준비를 마친 모습

기승 전 준비는 간단하지만 중요했습니다.

보호용 에어 조끼와 헬멧, 장갑, 승마 부츠를 착용하고, 말의 복대(안장을 고정하는 밴드)가 단단히 조여졌는지 확인한 뒤 등자(발 디딤대)를 기자의 팔 길이에 맞춰 조절했습니다.

이후 작은 사다리에 올라 왼쪽 발을 등자에 올린 뒤 말의 등 위로 오른다리를 넘깁니다.

말 등에 앉을 때는 최대한 안장 앞쪽에 당겨 앉아야 한다고 강 코치는 설명했습니다.

앉은 뒤 고삐는 양손에 나눠 잡고 11자 모양이 되도록 정렬합니다. 새끼손가락은 아래로 빠지게 쥐고, 엄지손가락으로 고삐를 눌러 고정합니다.

발의 위치도 중요했습니다.

"앞꿈치만 등자에 살짝 넣고, 뒤꿈치는 아래로 눌러주세요. 경사지게 디디면 안 됩니다."

강 코치는 말 위 자세의 균형이 여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어깨, 허리, 뒤꿈치가 일직선이 되게 하세요." 그는 거듭 말하며 기자의 자세를 잡아주었습니다.

▲ 실내 승마장에서 승마 자세를 배우는 모습

하지만 말 위에서는 모든 것이 어색했습니다.

두 다리는 긴장으로 굳고, 시선은 자꾸 고삐로 내려갔습니다.

"출발 신호는 혀차는 소리, 멈출 땐 '워~'"

강 코치는 출발 신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기자가 망설이며 발을 움직이자, 피터 요정은 귀를 쫑긋 세우고 반응했습니다.

"초보자가 타면 말을 간을 봐요. 그래서 신호를 확실히 줘야 기승자를 신뢰하게 됩니다."

처음엔 반쯤만 당긴 고삐에 고개만 살짝 돌리던 피터 요정은 기자의 손이 조금 더 강해지자 분명히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마치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았습니다.

▲ 승마의 하이라이트 '속보'를 체험하는 모습

"속보! 하나 둘, 앉았다 일어났다!"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말이 살짝 뛰듯 걷는 '속보'였습니다.

"경속보는 말의 반동에 맞춰 앉았다 일어 났다를 반복하는 동작이에요."

강 코치가 구령을 넣었지만 기자는 연신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하나!" "앗, 지금인가요?" "하나 할 때 일어나고, 둘 할 때 앉는 겁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말과 리듬이 맞아들었습니다.

그 순간 느껴진 건 속도감과 안정감이 공존하는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상마를 계속하면 다리 안쪽 근육이 굉장히 발달해요. 전신운동 맞습니다." 강 코치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움직이는 말 위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선 허리, 복근, 허벅지까지 온몸의 근육이 동원됐습니다.

가만히 타는 운동이 아니라, 말과 합을 맞춰나가는 운동이었습니다.

"말은 사람을 읽습니다"

가장 인상 깊게 느낀 것은 말의 섬세한 반응이었습니다.

고삐를 살짝 당기면 방향을 바꾸고 배를 차면 출발하고, 속도를 늦추면 귀를 뒤로 연신 젖히며 반응하며 칭찬의 손길엔 눈을 깜박이였습니다.

"말은 집중할 때 귀를 기승자에게 향하게 해요. 귀를 보면 지금 누구에게 집중하고 있는지 알 수 있죠."

강 코치의 말처럼, 피터 요정은 기자의 손과 다리에 집중하며 코스를 돌았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말에서 내릴 때는 오른발을 등자에서 빼고 말 엉덩이 위로 넘긴 뒤, 조심스럽게 착지했습니다.

▲ 승마체험이 끝난 뒤 '피터 요정'과 교감하는 모습

처음엔 무서웠지만, 내려온 뒤엔 다시 올라타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강 코치의 친절한 지도 덕분에, 기자는 말과 함께 한 15분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가 탄 피터 요정은 과거 경주마였고, 퇴역 후 순치 훈련을 거쳐 체험마가 됐다고 합니다.

초보인 기자를 태우고 운동하느라 더 고생했을 피터 요정에게 목을 톡톡 두드리며 "고생했어, 피터요정"이라고 칭찬의 손길을 건넸습니다.

알아듣는 걸까요? 눈을 깜박이며 코를 푸르릉거립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낯설기만 했던 말이 조금 더 친숙해졌습니다.

그 때문인지 처음엔 두려웠지만, 내려온 뒤에는 '다시 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15분 남짓의 경험이었지만, 이 큰 동물이 사람의 눈높이에서 감정을 읽고 반응한다는 점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 KBC 신민지 기자와 스무 살 암말 '피터 요정'

◇여기서 잠깐! 초보자를 위한 승마 팁

*말 뒤쪽으로 가지 마세요 → 말은 뒤에서 접근하면 놀랍니다.
*등자 길이는 팔 길이로 조절 → 무릎이 살짝 구부러지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앞꿈치만 등자에 넣고 뒤꿈치는 낮추기 → 발 전체를 넣으면 위험합니다.
*고삐는 11자 모양으로 잡기 → 새끼손가락 아래로 지나가고, 엄지로 눌러줍니다.
*출발은 박차나 혀 소리로 → 혓소리(츄츄)나 발뒤꿈치로 신호 주세요.
*속보는 '하나둘' 박자에 맞춰 일어났다 앉기 → 중심은 허벅지에!
*칭찬은 목을 톡톡 → 말도 그 의미를 압니다!

◇ 광주에서 차로 40분 거리의 승마장 <호스엔드림>에서는 현재 온라인과 유선 예약을 통해 15~20분 가량의 일반 체험이 가능합니다.

코치 지도하에 수십 마리의 말이 교대로 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자신의 말을 위탁해 맡길 수 있는 '자마회원' 제도도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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