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일본 시인 인명록 등재

작성 : 2024-12-18 09:07:15
일본 시 전문지 '시와 사상'에 시 발표
한일 공동 기획 광주항쟁 저항시 번역
30여 년간 한일 관련 문학 연구에 매진
▲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일본의 시 전문지 '시와 사상'에 한국 작가들을 소개해 오고 있는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가 일본 시단에 정식 등단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지난 8월 일본 시 전문지 '시와 사상'에 시를 발표한 데 이어, 일본에서 시집 『아들과 함께 보는 서울의 봄』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 일본에서 출간된 김 교수 시집 『아들과 함께 보는 서울의 봄』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최근 '시와 사상'에서 그의 이름을 일본 '전국시인주소록'에 등재해 정식으로 일본 시단에 데뷔한 겁니다.

김 교수는 시집 출간 후 국내에서도 한일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연이어 발표해 왔습니다.
◇ 독립운동가 이석성 문학정신 조명
최근엔 그가 연구해 온 일제강점기 저항 작가이자 독립운동가 이석성(본명 이창신, 1914~1948)에 관한 시를 '말라의 죽음처럼 부활한 그대'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습니다.

이석성은 이탈리아의 저명한 아나키스트 에리코 말라테스타(1853~1932) 관련 서적을 읽으며 독립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시에서 '말라'는 이석성이 말라테스트를 줄여 부른 애칭입니다.

▲ 독립운동가 이석성 시인(이명한 소설가 부친)

민족혼을 잃은 자들이여!
들리는가

나주역에서 불어치는 맞바람 소리가
학생들의 만세 소리와 영산강이 부르짖는 절규가

그대가 내건 검은 깃발은
바다 건너 자유, 평등 회오리를 일으키는구나

그대가 외친 함성은 동지들과 합세해
제국주의의 가슴팍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이 되는구나

말라의 죽음처럼 부활한 그대의 의지
그대의 결의

석성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이의 가슴 속 석비에 새겨져
참 자유를 부르는 진리가 되거라!

영원히 살아남는 역사가 되거라!

- 말라의 죽음처럼 부활한 그대 中

이석성은 말라테스타 사망 한 달 뒤인 1932년 8월 그를 추모하는 심경과 조선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담아 '우리들의 선구자 말라테스타를 애도한다'를 집필했습니다.

그 원고는 장남인 소설가 이명한 씨가 보존해 오다 2020년 김정훈 교수에게 전달되었고, 김 교수는 그 후 본격적으로 연구에 몰두, 국내와 일본에서 관련 서적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 한일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하는 김정훈 교수

◇ 일본에서 한국 작가 관련 평론 발표
김 교수는 그동안 일본 근대문학 전공자로서 주로 학술논문 집필과 번역에 몰두하면서 2015년부터 일본의 시 전문지 '시와 사상'에 한국 작가 관련 평론을 발표해 왔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와 일본에서 시 창작활동도 펼치고 있는데, 최근에는 한일교류의 정립에 관한 메시지를 담아 주요 일간지에 '양금덕 할머니', 월간 문예지 『책과 인생』(10월호, 범우사)에 '꽃피지 않는 뻘밭'을 발표했습니다.

한편, 지난 9월에는 5·18기념재단의 협조를 얻어 일본 사가와 아키(佐川亜紀) 시인과 함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명한 시선집 『누가 그대 큰 이름 지우랴』(도서출판 인동, 문병란·이영진 편저)의 일본어판 『5월광주항쟁의 저항시』를 출간했습니다.

▲ 김정훈 교수가 번역한 『광주항쟁의 저항시』

『5월광주항쟁의 저항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국내의 저명한 시인 문익환, 백기완, 신경림, 김준태, 김남주, 조태일, 황지우, 박노해 등 52인의 작품(한일대역)을 처음으로 나란히 게재해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김 교수는 조선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 2001년 간세이가쿠인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대학부임 후 30여 년 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한일 문학관련 저서, 번역서 등 30여 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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