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지구방어' 실험 성공..우주선 충돌로 소행성 궤도 바꿔

소행성에 우주선을 고의로 충돌시켜 공전 궤도를 바꾸는 영화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1일(현지시각) '쌍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 을 진행한 결과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의 궤도가 실제로 변경됐다며 인류가 역사상 처음으로 천체의 움직임을 바꾸는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쌍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은 지구의 소행성 충돌에 대비한 실험으로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에 우주선을 고의로 충돌시켜 그 궤도를 바꾸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NASA는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말 자판기 크기의 실험용 우주선을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고 이 우주선은 지구에서 약 1,120만km 떨어진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에 시속 2만 2,530km의 속도로 충돌했습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워싱턴DC 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실험 결과 "(소행성의 공전 주기가) 11시간 55분에서 11시간 23분으로 단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NASA는 당초 이 실험을 통해 다이모르포스 소행성의 공전주기가 10분 정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32분 단축된 것으로 측정돼 궤도 변경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진행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넬슨 국장은 이번 실험의 의미에 대해 "행성 방어를 위한 분수령이고 인류에게도 분수령의 순간"이라며 "NASA가 행성의 수호자로서 진지하다는 점을 세계에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