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던진 대의원제 혁신안을 둘러싼 내홍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대의원제 개편 필요성을 놓고 지도부가 연일 공개 충돌한 데 이어, 현역의원들이 모인 당내 모임도 잇따라 혁신안을 거부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11일 오전 혁신위가 전날 사실상 대의원제 폐지에 준하는 혁신안을 발표한 뒤 열린 첫 지도부 공개 회의부터 파열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국민이 선출해야 할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국민의 민생과 관련된 시급성을 다투는 것도 아닌 일로, 오로지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 선출하기 위해 이런 무리수를 둬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혁신안을 비판했습니다.
고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이 끝나고 해야 할 일을 굳이 지금으로 당겨야 할 시급성이 무엇이냐"며 "혁신위가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완전히 무시해 버리는 발표를 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서 최고위원은 "혁신을 거부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낡은 존재로 만드는 길"이라고 받아치면서, "더 많은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 혁신에 저항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이해하고 포용하되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의원제 개편 찬반 양쪽에서 압박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줄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내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혁신안이 당내 갈등만 증폭시킨다며 총선 전 논의를 진행하지 말자고 제안했고, 친문계 모임인 '민주주의 4.0'은 혁신안 자체를 거부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친명계 원외인사들로 구성된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혁신안 수용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번 혁신안에 더해 공천 혁신안이 민주당 당헌당규를 통해 실현되도록 온 힘을 싣고 이를 방해하는 목소리엔 준엄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강성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 커뮤니티에도 혁신안을 수용하라는 글이 쏟아졌고, 강성 친명계인 양문석 전 통영·고성원외위원장은 고 최고위원을 저격해 "대의원제 폐지를 반대하는 수박의 대변인으로 커밍아웃했다"며 비난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혁신위는 이번 혁신안 발표를 끝으로 해체했지만 혁신안을 둘러싼 논란은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오는 16일 예정된 정책 의원총회와 28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의원 워크숍에서도 찬반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도부는 고심하고 있습니다.
당내 반발이 극렬하게 터져 나오는 분위기 속에서 대의원제 개편을 공론화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당대표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의원제 문제와 관련해 "혁신안은 당내 논의를 거쳐서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할 것"이라고 짧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혁신위는 지난 9일 사실상 대의원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하고 퇴장했습니다.
현행 전당대회 투표 비율은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5%, 일반국민 25%'인데, 이를 '권리당원 70%, 일반국민 30%'로 바꾸자는 게 혁신위 제안입니다.
별도로 뒀던 대의원 몫을 배제하고, 대의원이든 권리당원이든 1인 1표를 행사하자는 것입니다.
대의원제 자체는 유지하나 대의원 권한을 무력화해 사실상 폐지에 준하는 것입니다.
#민주당#혁신위#계파갈등#대의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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