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농협법 제 1조, 농협의 설립목적은 농업인 삶의 질 향상입니다.
이 설립목적을 등에 업고 농협은 금융과 유통사업 등에서 각종 특혜를 받아 왔습니다.
이렇게 성장해 온 농협, 과연 농민들을 위한 조직으로 제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kbc 탐사보도팀은 오늘부터 농협의 운영 실태를 점검해봅니다.
첫 순서로, 농협 중앙회가 각 지역 농협에 농가 소득 증대에 쓰라고 주고 있는 수 천억원의 예치금 이자 사용처를 취재했습니다.
이준호 기잡니다.
【 기자 】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농협 중앙회가 내놓은 보도자룝니다.
CG
농가를 위해 3종 세트 선물을 준비했는데, 가장 큰 부분이 '상호금융 특별회계 추가 이자 정산금' 3천억원입니다.//
농협 중앙회가 농민들의 농자재 구입비와 쌀 수매 지원 등에 쓰라고 매년 지역 농협에 주고 있는 돈입니다.
CG
지난 3년 동안 한 해 평균 5천억원의 정산금이 지역 농협으로 보내졌습니다. //
과연 이 돈은 농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을까?
kbc 취재팀이 농협 유관 단체 등의 도움을 얻어 광주와 전남 지역 농협 10여곳을 확인한 결과 실제 농민들에게 돌려준 경우는 20%에도 미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삼현 / 좋은농협만들기운동본부
- "특별회계로 내려온 돈인 줄도 모르고 수익에 녹여서 조합장과 직원들의 돈 잔치로 끌고 가는 농협이 (자체조사 결과) 80~90%는 이뤄지고.."
농협 중앙회는 정산금을 보내고 농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수 차례 보냈습니다.
하지만 구속력 없는 공문 뿐, 관리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현재 정산금 집행 내역은 지역 농협이 자율적으로 신고하게 돼 있습니다.
실제 신고한 곳은 50% 수준.
이렇게 신고한 지역 농협 가운데서도 농민들에게 돌려줬다는 응답은 절반에 그칩니다.
▶ 싱크 : 농협중앙회 관계자
- "대략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2018년도에 전산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조사)한 거고 강제사항이 아니라서 누락될 수도 있어요 아니면 (거짓)으로 입력할 수도 있고.."
그렇다면 이 지원금은 다 어디로 갔을까?
광주의 한 지역 농협입니다.
CG
지난 2016년부터 직원들 임금이 평균 14% 뛰었고, 한 해 쉬고 다시 8%를 올려줬습니다.
조합장 선거를 앞둔 올해에는 무려 25% 임금 상승안이 통과됐습니다.//
▶ 싱크 : 광주 D농협 관계자
- "(농민)들에게 주는 것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본인들의 밥그릇은 더 키워가고 있고.."
광주의 또 다른 지역 농협입니다.
CG
이 곳은 직원들 연차휴가 보상금으로 직원 한 명 평균 740만원이 넘게 받아갔습니다.
최대 25일인 법정 연차 보상금의 2배 이상을 퍼준 겁니다.//
▶ 싱크 : 광주 S농협 관계자
- "많이 받는 사람은 (연월차가) 50일 이상 되는 경우죠. (수당을) 제일 많이 받는 사람이 얼마냐 물었더니 2천 8백여만원이라고 했어요"
농민들에게 돌아갈 돈이 고스란히 농협 직원들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준경 /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시농민회 정책실장
- "이런 관행들이 몇십년 흘러오다보니까 농협이 이렇게 왜곡이 (된 거죠) 농민을 위한 농협이 직원을 위한 농협으로 되어버린 거죠"
▶ 스탠딩 : 이준호
통계청에서 발표한 농가 평균 소득은 3천 8백만원 수준.
하지만 그 농민들 소득 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단위 농협 직원은 광주 평균 6천 만원이 넘고, 많은 곳은 7천8백만원에 이르는 곳도 있습니다.
kbc 이준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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