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남의 가뭄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중장기 가뭄대책을 일부 발표했습니다.
그 대책에 "4대강 보를 물그릇으로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는데,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내세웠던 논리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환경부가 광주 전남의 중장기 가뭄대책안을 일부 발표했습니다.
지난 31일 순천 주암호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환경부에 광주 전남의 심각한 가뭄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주문한 후속 조치로 보입니다.
▶ 싱크 : (지난달 31일)
- "환경부가 일단 급한 거 먼저,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에 불편함이 없고 (가뭄 극복할 수 있게) 보고를 한 번 해주세요. "
대책안은 주암댐과 다른 댐을 연계하는 도수관로를 신설하고, 산단을 위한 도수관로를 놓는 등 물 공급체계를 조절하는 방안과 하수, 해수, 지하수를 활용해 대체 수자원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주된 골자입니다.
비상시에는 댐 저수위보다 낮은 비상용량까지 끌어다 쓰는 방안과 섬진강, 영산강의 물도 사용하는 방안도 제시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책안과 함께 4대강 본류의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추진하겠다는 발표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 싱크 : 한화진/환경부장관
- "앞서 말씀드린 대책과 더불어 4대강 16개 보의 물그릇을 최대한 활용하여 가뭄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하겠습니다."
4대강 보를 물그릇으로 쓴다는 건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할 때 내세웠던 논리로, 사실상 문 정부에서 개방했던 보의 수문을 다시 막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그동안 4대강 사업이 사실상 가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많았던 만큼 이번 방안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영산강 보 개방이 광주 전남 가뭄의 한 원인이라는 일부 보수 언론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싱크 : 강기정/광주광역시장
- "'광주시민 146만 명의 식수를 공급하고 있는 영산강' 이건 100% 틀린 거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는 섬진강 수계를 가지고 물을 먹고 있기 때문에 이 팩트는 틀려있고.."
환경부가 4월 내로 중장기 가뭄 대책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영산강 보 존치와 해제를 둘러싼 갈등이 또다시 재점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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