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의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6-3부 심리로 열린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31살 설모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같이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살려달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무참히 살해하고 피해자의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게 했다"며 "어린 자녀도 자신의 어머니가 죽는 과정을 목격해 공포와 충격이 얼마나 클지 헤아리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미리 흉기를 구입하거나 피해자의 동선을 면밀하게 조사하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이 흉포하고 잔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설씨 측 변호인은 "오로지 피해자의 멸시와 부당한 대우 등으로 인한 실망과 분노의 감정으로 나아간 것이고 보복이 아니다"며 "피고인은 수사 단계부터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니 최대한 선처를 베풀어달라"고 반박했습니다.
설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로 인해 세상을 떠난 분과 고인을 잃은 슬픔과 고통 속에서 생활할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고인과 함께 한 시간을 회상하며 많은 후회와 고통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울먹였습니다.
설씨는 지난해 7월 17일 오전 5시 54분께 전 연인 30살 A씨의 주거지인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테니스 동호회에서 만나 연인관계가 됐고 A씨의 소개로 같은 직장에서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설씨는 앞서 지난해 2월 A씨를 상대로 데이트 폭행을 저질러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고, 같은 해 6월에는 A씨로부터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씨는 법원으로부터 그해 8월까지 A씨에게 접근과 연락을 금지하는 내용의 잠정조치 처분을 받았지만 한 달여 만에 A씨를 찾아가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심은 지난 1월 설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 수강 120시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착을 명령했습니다.
이후 검찰과 설씨 측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오후 설씨의 항소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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