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용수(53)씨가 재판에서 무소속 윤관석(구속기소) 의원에게 6천만 원을 제공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박용수 씨 측 변호인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변호인은 일단 박 씨가 2021년 4월 송 전 대표의 전당대회 당선을 목적으로 '스폰서' 사업가 김 모 씨로부터 5천만 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박 씨가 이 돈과 캠프 내 부외자금을 합쳐 총 6천만 원을 마련해 이정근(구속기소)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거쳐 윤 의원에게 전달한 사실도 변호인은 인정했습니다.
검찰은 윤 의원이 이 돈으로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 원씩 든 돈봉투 20개를 살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변호인은 이같은 살포 행위를 윤 의원·강래구(구속기소)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씨와 공모했다고 봐야 하며 윤 의원에게 전달한 부분만 따로 떼서 박씨에게 죄를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습니다.
변호인은 서울지역 상황실장 이모씨에게 선거운동 활동비 명목으로 50만 원을, 다른 서울지역 상황실장 박모씨에게 전화 선거운동을 위한 콜센터 운영 자금 명목으로 700만 원을 각각 제공한 혐의도 인정했습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은 선거권자를 매수하기 위해 금품이 제공된 게 아니라 경비를 지급한 게 주 사안"이라며 "내부 선거는 운동원 비용 지급 규정이 없어 식비조차 지급하지 못해 여야를 막론하고 정해진 법률을 준수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변호인은 경선 여론조사 비용 9,240만 원을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공익법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돈으로 대납한 뒤 이를 감추고자 허위 견적서를 쓴 혐의, 먹사연 사무국장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모두 교체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 등은 부인했습니다.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박씨는 이날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별도로 기소돼 심리 중인 윤 의원과 강씨의 혐의가 박씨와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은 만큼 최소한 검찰의 증인 주신문은 공통으로 하겠다는 계획을 재차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내달 10일이나 16일 이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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