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관희 시집 『그림자 속에 숨겨 두었다』 출간

작성 : 2026-01-05 09:26:31
'내면의 성자'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소년공 출신, 『한국시학』으로 등단
남평 북카페 '강물 위에 쓴 시' 운영
▲ 홍관희 시인의 시집 『그림자 속에 숨겨 두었다』

나주 남평 드들강변에서 북카페 '강물 위에 쓴 시'를 운영하면서 지역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는 홍관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그림자 속에 숨겨 두었다』(문학들)를 펴냈습니다.

이번 시집에는 각박한 세상,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안을 주는 시편들이 담겨 있습니다.

읽을수록 마음이 고요해지고 따스해지는 시집입니다.

세상에 대한 경건함, 나 아닌 타자에 대한 배려가 넘쳐납니다.

그 경건함과 배려는 낮은 자세로 자신의 욕망을 비우려는 자세에서 옵니다.

키 작은 내가/곁에 있는 키가 큰 너희를/날마다/내 그림자 감옥에 가두지 않는 것만으로도/위로가 된다//키가 작아서 다행이다(키 작은 나무)

창공을 나는 새들이/숫자를 세는 것을 본 적이 없다//숫자를 센 만큼/날개가 무거워진다는 것을/알아차린 모양이다//숫자만 좀 멀리해도/더 가볍게 살 수가 있다(숫자를 세지 않는 새)

우리가 무시로 만나는 풍경은 시인의 눈을 통해 아주 특별한 순간으로 승화됩니다.

아무렇지 않거나 늘 그렇다고 대해 온 풍경이 그 순간이 아니면 안 될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되살아납니다.

나무와 꽃이/잡고 있던 손을 놓는 순간이//꽃에게는/가장 긴 시간이다//꽃의 일생이 몰려 있다(낙화의 순간)

꽃잎의 화려함보다도 꽃과 나무라는 존재의 근원을 파고드는 직관은 시적 대상을 '나'를 통해 바라보지 않고 '너' 자체로 인지하려는 낮은 자세에서 왔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태생적으로 시인의 품성에서 비롯됐겠지만, 살아오면서 겪은 낮은 자리의 경험과 깨달음에서 왔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홍관희 시인은 광주 송정리에서 태어났습니다.

곡절 깊은 가족사가 있는 14살 까까머리 소년은 중학교 진학을 미룬 채 어머니가 끄는 연탄 수레를 밀며 학비를 마련해야 했습니다.

까만 연탄을 나르던 소년공은 자연스럽게 시인이 되어 갔습니다.

1982년 『한국시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그대 가슴 부르고 싶다』(필명 홍처연), 『홀로 무엇을 하리』, 『사랑 1그램』이 있습니다.

30년간 다니던 KT를 나와 지금은 나주시 남평 드들강 옆에서 북카페 '강물 위에 쓴 시'를 운영하면서 지역문화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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