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들을 돕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엉뚱하게 대기업 가전매장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사랑상품권이나 지원금을 받은 신용카드로 대기업 가전매장 제품을 살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이상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대형전자판매점으로 분류돼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는 광양의 한 삼성디지털프라자입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묻자 지원금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지원금을 신용카드로 받으면 사용할 수 없지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으면 가전제품을 살 수 있다는 겁니다.
▶ 싱크 : 삼성디지털프라자 관계자
- "(신용카드는) 정부에서 아예 못 쓴다고 공지를 박아놨어요. 그런데 광양사랑상품권은 지역에서 저희가 사용이 되니까 되는 거예요."
또 다른 대형전자판매점인 롯데하이마트에선 그 동안 지역사랑상품권을 받고 물건을 실제 판매했고, 현재 결제도 가능하지만 최근 내부 지침이 내려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렇게 대기업 가전매장에서 일부 지역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는 건 자치단체 조례의 허점 때문입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의 사용처는 자치단체 조례에 명시돼 있는데 광양시의 경우 대형마트와 유흥업소 등은 사용 불가 업종에 포함돼 있지만 대형전자판매점은 제외돼 있습니다.
▶ 싱크 : 광양시 관계자
- "(대형전자판매점이) 소상공인은 아니지만 조례로 제한을 둘 수 있는 규정에 해당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제한을 못 두거든요"
지역사랑상품권이 아닌 지원금을 받은 신용카드로 대기업 가전매장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등장했습니다.
광양의 한 대기업 가전매장과 지역농협 하나로마트가 제휴를 맺어 소비자가 가전매장에서 구매 의사를 밝힌 뒤 결제는 하나로마트에서 하는 방식입니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고객이 물건을 가전매장에서 미리 보고 편리하게 구매하게 하려 한 것이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제휴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이 시작된 만큼 애초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정부와 자치단체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c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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