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내년 초부터 시작할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앞두고 kbc는 지역의 백신 유통과 관리 실태를 점검해보겠습니다.
먼저 3천 명에 가까운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접종한 대상포진 생백신의 유통 과정을 살펴봤더니, 콜드체인이 잘 관리되지 않은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회색 조끼를 입은 남성이 황토색 종이상자들이 실린 수레를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2~8℃의 온도관리가 필요한 대상포진 생백신을 곡성군 보건의료원으로 운반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상을 촬영한 시간은 지난해 5월 17일 오전 11시 43분.
당시 담당 공무원은 수령한 백신 2천여 개를 모아 수량을 세고 건물 1층과 2층 냉장고에 모두 넣기까지 10~20분 정도가 걸렸다고 증언했습니다.
그 사이 상당수의 백신이 종이박스에 담긴 채 상온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겁니다.
▶ 싱크 : 해당 백신 검수 공무원
- "내려서 오면 접종실에서 개수를 세고 제조번호에 맞는 것인지 확인하고 냉장고 다 분배를 하잖아요. 20분 안에 보관이 되거든요"
현행 제도에서 냉장차량으로 백신을 출하할 때 어떤 수송용기를 사용해야 하는지 제약을 두고 있지 않지만, 종이박스에 담긴 백신이 상온에 상당 시간 노출되면 2~8도의 온도 유지가 쉽지 않습니다.
콜드체인이 잘 유지됐는지 백신을 운반한 차량의 동선을 추적했습니다.
오전 11시 57분, 백신 980개를 보건지소 2곳에 운반해야 하는데 납품장소에 곧바로 가지 않고 인근 전통시장에 들러 주차를 시도합니다.
10분 가까이 지난 낮 12시 6분, 주차된 차량은 내부에 운전자가 보이지 않고 차의 시동도 꺼져 있었습니다.
▶ 스탠딩 : 이준호
- "이곳 주차 장소에서 도착지까지 차로 13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도 50분가량이 추가로 더 걸린 겁니다."
차량이 주차된 최대 50분 동안, 대기 온도가 26~28도까지 오른 고온의 환경에 백신이 장시간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백신을 운반한 운전기사와 업체 측은 당시 백신 유통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 싱크 : 업체 관계자
- "저희들은 원칙적으로 취재에 응하지 않겠습니다"
해당 백신의 의학적 조사가 필요하단 주장이 제기됩니다.
▶ 인터뷰 : 신현영 /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
-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미 접종한 어르신에 대해서는 이상 사례가 없는지 국가에서도 확인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어야 하고요"
지난 9월 인플루엔자 백신 사태에 이어, 지역 내 일부 백신의 장시간 상온 방치 정황까지, 콜드체인 관리 문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