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얼마 전 광주의 한 화훼농가에서 임시 숙소로 쓰이던 비닐하우스가 불에 타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는데요.
주로 외국인노동자들의 숙소로 쓰이는 이런 불법 건축물에서 최근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법으로 금지돼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비닐하우스가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활활 타오릅니다.
지난 17일 광주시 용두동의 한 화훼농가에서 외국인노동자 10여 명이 거주하는 임시 숙소가 불에 탔습니다.
▶ 싱크 : 신상곤/광주ㆍ전남 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 "이번 화재로 드러나게 된 농업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의 실체라 할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경기도 포천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지내던 외국인노동자가 추위를 견디지 못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외국인노동자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는 올해부터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 같은 불법 개조 숙소 이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남 지역 외국인노동자 4명 중 1명은 여전히 불법 임시숙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비용 때문입니다.
고용주인 농민들은 단기간에 숙소를 새로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 싱크 : 강도용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남회장
- "정부나 지자체에서 외국인 근로자 숙소를 (만들면) 농장주들이 일정 부분 임대를 낼 의향이 있습니다"
외국인노동자들이 작업장 주변 임시숙소에 그대로 거주하길 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싱크 : 외국인노동자
- "원룸에 살면 50만 원 들어가요 비싼 경우에는. 왔다 갔다 택시비나 아니면 버스비 그리고 시간도 좀 걸리고"
무조건적인 단속보다는 비용과 이동 문제 등 현장의 어려움을 반영한 제도 보완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소아 /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변호사
- "농지 주변에는 집을 지을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 별도로 공동기숙사를 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필요합니다)"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농촌 지역 외국인노동자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 대책이 시급합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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