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덩~ 꿍-따, 덩~ 꿍-따.."
초여름 녹음이 우거진 도심 산속에 장구와 북, 꽹과리 등 우리나라 전통 악기들이 내는 합주 소리가 가득 울려 퍼집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산정동 어등산 자락에 위치한 광산농악전수교육관에는 100여 명의 시민들이 가락을 배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광산농악은 농경시대 광주 지역에 전승돼온 여러 갈래 농악들이 집대성된 호남우도농악으로, 1992년 광주광역시 제8호 무형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아울러 2020년 10월 광산농악전수교육관이 개관하여 공연과 시민농악강좌, 농악축제 등을 통해서 시민과 함께 전통 가락의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3월 수강생을 모집하는데, 올해는 130여 명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 도심 산속에 울려 퍼지는 사물놀이 소리수강생 가운데 46살 김용호 씨는 올해로 2년째 이곳 전수관에서 광산농악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가 우리 가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6년 전으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5·18 전야제에서 풍물패들의 공연을 보고 '심쿵'했습니다.
"경쾌한 풍물 소리와 함께 풍물패들의 화려한 몸동작을 보면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고 그 순간의 느낌을 전했습니다.
이후에 풍물을 배우기 위해 빛고을 풍물두레 '물들꽃'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매주 월요일 저녁 북구 임동 연습장에서 40명 여의 회원들과 함께 태평소 등 국악기 연주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는 "태평소는 공연 분위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매력적"이라고 악기의 특색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광산농악전수교육관에서 교육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가 등록했습니다.
전수관에서는 일주일에 4일 교육이 진행되며, 요일별로 화요일 '설북', 수요일 '설장구', 금요일 '꽹과리', 토요일 '풍물합주' 등 교육 일정이 짜여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김용호 씨는 '물들꽃'과 전수관을 포함하면 일주일에 5일을 풍물 가락과 더불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 고향이 그리워 2012년 다시 광주로그가 한창 바쁜 40대 중반을 풍물을 벗삼아 보낼 수 있는 것은 손해사정사로서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는 데다 아직까지 미혼이라서 가능한 일로 보입니다.
그는 20~30대 젊은 시절에는 낭만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분야에서 일해왔습니다.
광주에서 대학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간 그는 변호사, 법무사 사무실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하며 주로 소송업무를 담당해왔습니다.
하지만 고향이 그리워 2012년 다시 광주로 내려왔으며, 10년 전부터 손해사정업에 몸 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본 사물놀이 공연에 매료돼 풍물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그는 여러 악기 가운데 특히 장구를 좋아합니다.
장구는 풍물의 기본 악기일 뿐 아니라 춤사위가 곁들여져 저절로 흥과 신명을 돋우는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틈틈이 올린 영상 180여 개 쌓여"얼마 전 5·18 전야제 행사에 참여해 금남로에서 공연을 하는데 관객과 함께 하나된 느낌이어서 정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며 "장구를 치며 굴림 동작을 할 때는 저절로 흥이 발산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4년 전부터 유튜브에 '장구치는 남자'라는 타이틀로 풍물 공연 모습을 영상에 담아 올리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과 병행하느라 자주 올리지는 못하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 올린 영상이 180여 개가 쌓였습니다.
그 가운데 액막이굿, 지실마을 대보름굿, 잡색극, 쌍채북춤 등 광산농악 영상이 20여 개에 달합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풍물 연주에 정진하겠다"라고 굳은 결심을 나타냈습니다.
이어 "현재는 연주 실력이 중하 수준이지만 반드시 명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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