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을 갚으려고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에 손을 댄 혐의로 기소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39)가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오타니는 이에 대해 "중요한 종결"이라며 안도감을 표했습니다.
4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 연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기소한 혐의를 모두 시인했습니다.
미즈하라는 법정에서 "나는 피해자 A(오타니)를 위해 일했고, 그의 은행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큰 도박 빚에 빠졌다"며 "나는 그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송금했다"고 말했습니다.
미즈하라는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빚을 변제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천700만 달러(약 233억 8천만 원)를 빼내 도박업자 계좌로 이체하면서 은행 측이 이를 승인하도록 거짓말을 한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습니다.
또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때 410만 달러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후 미즈하라는 지난달 검찰과의 양형 합의에서 오타니에게 약 1천700만 달러를 반환하고 국세청에 114만 9천400달러(약 15억 8천만 원)의 세금과 이자,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 금액은 법원 선고 전에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은행 사기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입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25일로 예정됐습니다.
앞서 법원에 제출된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수백 차례의 도박 베팅에서 1억 4천200만 달러를 따고 1억 8천300만 달러를 잃어 순손실액이 약 4천100만 달러(약 560억 9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검찰은 오타니의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지난 4월 결론지었습니다.
오타니는 이날 미즈하라의 재판이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이제 조사가 완료됐고, 이런 완전한 유죄 인정은 나와 내 가족에게 중요한 종결(closure)을 가져왔다"며 "철저하고 효과적인 수사를 매우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모든 증거를 밝혀낸 당국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끝없는 지지를 보여준" 팀과 가족, 다저스 구단에도 감사를 표한 뒤 "이제 이 장을 닫고 앞으로 나아가 야구 경기와 승리에 계속 집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3월 이 사건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미즈하라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서울 시리즈 기간에 해고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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