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농어촌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면서, 문을 닫는 학교 역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라남도에서만 폐교된 학교가 830곳이 넘는데요.
이 가운데 660곳은 외부에 매각됐지만 남은 170여 곳 중에 40%가 넘는 70여 곳이 별다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습니다.
폐교를 공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조윤정 기잡니다.
【 기자 】
분홍빛 종이를 엮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공예 작업이 한창인 이곳은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여 활동하는 '사라실 예술촌'입니다.
10년 동안 방치됐던 폐교를 새롭게 꾸민 공간으로, 광양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은진 / 재생종이밴드 공예작가
- "원래 학교였기 때문에 시설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게 다 완벽하게 이뤄져 있었고, 밖과 안이 다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저 같은 입장에서는 너무 좋았거든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지난 2017년 문을 연 이후 지역 내 문화 거점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인터뷰 : 조주현 / 사라실예술촌 촌장
- "시민 중심의 프로그램을 우선으로 하고 있고요. (이곳이 시민들에게) 마중물도 되고, 또 신선한 산소 역할을 하는 곳이었으면 싶습니다."
순천 외서면에 자리 잡은 또 다른 폐교입니다.
2018년 문을 닫은 뒤, 리모델링을 거쳐 주민 공감쉼터로 탈바꿈했습니다.
공간 운영도 주민자치회가 직접 맡았습니다.
▶ 인터뷰 : 박종석 / 순천 외서면 주민자치회 회장
- "저희들이 직접 보수하고 꾸며서 이곳에서 각종 행사, 지역 활동 이런 걸 하다 보니 지역 주민들도 너무 좋아하시고.."
하지만 이처럼 폐교가 공익적인 목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전남 지역에서 인구 소멸 등을 이유로 문을 닫은 학교는 모두 839곳.
이 가운데 660곳은 외부에 매각됐고, 남은 179곳의 40%가 넘는 76곳이 별다른 활용 방안 없이 방치돼 있습니다.
이들 미활용 폐교의 가치는 무려 65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3년 동안 각 자치단체와 함께 다양한 시범사업을 진행했지만, 운영비 부족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싱크 : 전남도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폐교가 벽지나 농산어촌에 있어요. 그러다 보니 지자체에서도 활용 계획이 없어요. 인구가 없는 곳에 시설 투자하기도 그렇고.."
애물단지로 전락해가는 미활용 폐교를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보다 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KBC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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