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바다 양식장은 고수온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수온이 29도까지 오른 여수 가두리양식장에서는 하루종일 양식어류 폐사 신고가 잇따랐는데요.
수온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 일주일 동안 피해가 점점 확산될 것으로 보여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성호 기자가 피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기른 지 3년이 지나 출하 예정이었던 조피볼락, 일명 우럭이 허연 배를 뒤집은 채 물 위로 떠올라 있습니다.
폐사가 시작된 지 벌써 3일째, 이곳 양식장에서만 80% 가까운 우럭이 폐사했습니다.
피해 집계를 위해 죽은 우럭을 임시 보관한 냉동창고가 가득 찰 정도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양식장을 찾고 있지만, 하루하루 피해가 커지면서 어민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 황양선 / 피해 양식 어민
- "작년에도 저희가 고수온 피해로 인해서 조피볼락 폐사를 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3~4배 더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무너지죠. 무너지고.. 내려앉고 싶을 지경인데.."
여수 거문도에서 63만 마리가 집단폐사한데 이어 이곳 남면 일대에서도 14만 마리의 폐사 신고가 접수됐는데, 피해 액수로만 십수억 원에 달합니다.
문제는 피해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피해가 발생한 여수 남면의 경우 현재 1천3백만 마리가 넘는 우럭이 양식되고 있습니다.
일대 수온이 29도까지 오른 뒤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어 하루하루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입니다.
▶ 양진혁 / 여수시 어업재해팀장
- "피해가 아직 이제 초반이고 앞으로 수온이 내려가기 전까지는 피해가 계속 진행될 걸로 봅니다. 피해 집계가 나오면 전남도라든지 해수부에 국비 건의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1어가당 5천만 원으로 상한이 고정된 재난지원금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박미정 / 여수시의원
- "보상 단가가 너무 낮습니다. 그래서 고수온 주의 발령이 이제 떨어지면 미리 사전 방류를 해야 되는데, 사전 방류를 현실 단가로 해주면 어민도 살고 어족도 많아지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태풍이 올라와도 바닷속 수온계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남에서만 470억 대의 피해가 발생했던 2018년의 고수온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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