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노인 복지에 쓰랬더니..줄줄 새는 혈세

작성 : 2019-05-26 17:33:48

【 앵커멘트 】
지난해 노인복지에 투입한 정부 예산은 모두 11조 원으로, 상당 금액이 민간단체를 통해 간접 집행되고 있습니다.

kbc 탐사보도팀은 이같은 예산이 잘 쓰이고 있는지 노인 복지단체의 운영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먼저 이준호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광주의 한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노인 전용 목욕탕입니다.

정부로부터 해마다 시설 운영비 명목으로 6천 3백여만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정부보조금이 목적에 맞게 잘 쓰이고 있는지 정산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단체가 목욕용품 구입 명목으로 관할구청에 제출한 영수증,

샴푸와 바디워시, 린스 등을 한번에 많게는 100여 개씩 구매했다고 나와있습니다.

구입한 물품들이 잘 쓰이고 있는지 목욕탕을 직접 찾아가 확인해봤습니다.

비누를 제외한 세면 용품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 싱크 : 목욕탕 남성 이용객
- "2~3년간 다녔어도 샴푸는 없어 린스도 없고 비누밖에 안 줘"

▶ 싱크 : 목욕탕 여성 이용객
- "샴푸와 린스 우리가 다 가지고 가서 쓰는데 원래 있어요?"

심지어 노인 복지예산을 교회시설 공과금으로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단체가 작성한 지난 5년 동안의 노인목욕탕 사업 정산보고서.

첨부된 도시가스와 수도세, 전기료 지로 영수증을 살펴보니, 건물 내 교회시설 관련 공과금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목욕탕 관리소장
- "그렇죠 (정산서에 첨부된 공과금이) 조리하는 데 쓰는 가스 요금이고 목욕탕하고는 전혀 (관련없죠) 저는 잘 몰랐어요. 고지서 나오면 사무실에서 전부 처리했기 때문에.."

사업 수익금을 축소한 의혹도 제기됩니다.

보조금을 받고 목욕탕을 운영하면서도 노인들에게 실비를 추가로 받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목욕탕 관리소장
- "여기 오시는 분들에게 (장애인 등) 무료로 하시는 분 외에는 천 원씩 받아서 그대로 사무실에 전달했고요. 저는 돈만 그대로 (가져다) 드렸는데.."

(기자+VR)
▶ 스탠딩 : 이준호
해당 단체가 보조금을 받고 있는 노인복지 사업은 목욕탕 뿐이 아닙니다.

CG
무료 급식소를 운영한다며 지난해에만 4억 6천만원을 받았고, 노인 일자리 사업 명목으로 6억 8천만원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5년동안 받은 보조금만 40억원이 넘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업들은 과연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쓰이고 있을까요?

이형길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기자 】
취재진이 입수한 노인 무료급식소의 식품 구매 영수증입니다.

보조금 집행 카드로 79만원어치 찹쌀 열여덟 포대를 구입했다고 나와있습니다.

단체에 물품을 실제 구입했는지 묻자 취재진에게 보여준 이 찹쌀,

▶ 싱크 : 비영리단체 관계자
- "(4월 달에 찹쌀 구매하신 거 있으세요?) 4월달이요? 네 여기 아래도 있고 이것도 찹쌀이고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역의 한 대기업 봉사단체가 비슷한 시기에 후원한 것과 같은 제품입니다.

▶ 싱크 : 봉사단체 회원
- "우리가 준 거는 일단은 (여기 나온) 그림하고 같잖아요 일단은"

영수증에 나온 마트를 찾아가봤습니다.

마트는 해당 물품을 구입한 적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 싱크 : 마트 대표
- "그 물품은 안 가져가고 (단체 설립자가) 우리집에서 거래한 게 있어요 그 외상값을 그 금액을 장부에서 (카드 결제대금으로) 떨었어요"

노인 일자리사업은 더욱 심각합니다.

임금 부당 지급까지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일자리(사업)으로 돈을 넣어주려고 한다고 그러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동명이인이 대한민국에 하나 뿐이냐고.."

해당 단체 대표는 보조금 부당 집행 의혹에 대해 일체의 해명을 거부했습니다.

▶ 싱크 : 비영리단체 대표와 관계자
- "나가세요 나가주세요 분위기 (안 좋으니까) 나가주세요 아니 나가달라는데 내가 다음에 인터뷰 요청 한다잖아요"

경찰은 해당 단체에서 노인 복지 보조금 횡령 혐의를 포착하고 현재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c 이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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