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농촌 한 마을 농경지에 환경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석탄재가 불법으로 매립돼, 온 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침출수가 흘러나와 농경지를 오염시키고 있는
데도, 나몰라라 하는 업체와 행정기관의 늑장 대처로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박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고흥군 도덕면의 한 농경지입니다.
축구장 절반 크기의 면적이 온통 시커먼 흙으로 뒤덮혀 있습니다.
배수로에는 검붉은 침출수가 가득하고 주변으론 심한 악취가 진동합니다.
▶ 스탠딩 : 박승현
- "이곳에서 나온 침출수는 바로 앞 농경지로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올해 농사를 망쳤다며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
침출수가 나온 뒤 물고기 5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영모 / 고흥군 도촌마을 주민
- "논밭을 경작하는데 관정을 해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한 실정입니다."
이렇게 농촌마을이 발칵 뒤집어진 건 땅에 몰래 파묻힌 '석탄재' 때문입니다.
축사를 지으려는 업자가 산업 폐기물인 '석탄재'를 불법으로 파묻었다가 주민들에게 적발된 겁니다
업자 측은 고흥군의 원상복구 명령에도 나 몰라라 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오히려 특수가공 처리한 석탄재인 만큼 환경오염 우려는 없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 싱크 : 건축업자
- "(석탄재 공급업체 측에서) "산업 슬러지가 있습니다. 복토하는데 사용해도 됩니다, 건물 짓는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 말은 다릅니다.
▶ 인터뷰 : 강흥순 / 여수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석탄재는) 비소와 납 등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어서 비가 온다거나 해수에 용출되어서 침출수로 주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금 폐기물로 재활용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지만 100% 안전성이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농경지에 몰래 매립된 석탄재는 무려 천여톤.
엄청난 양이 불법 매립되는 동안, 관할 행정기관인 고흥군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 싱크 : 고흥군 관계자
- "개발 허가지가 워낙 많다 보니까 매일 가서 볼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저희가 빨리 인지를 하지 못 했습니다."
불법 매립된 석탄재 성분 검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농민들은 환경피해 확산을 우려하며 긴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kbc 박승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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