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하늘에서 본 광주 푸른길공원의 모습입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이어졌던 하수도 공사가 끝나고 지금은 공원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데요.
평범한 공사현장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백억 원의 혈세가 낭비되는 엉터리 행정이 숨어 있었습니다.
무슨 문제일까요. 박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8년, 광주시는 광주도시철도 2호선의 기본계획을 변경하고 국토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습니다.
백운광장에서부터 조선대학교에 이르는 구간 2.8km의 노선을 푸른길공원 부지 대신 바로 옆 도로인 대남대로로 옮기는 게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상하수도관 등 각종 지장물이 묻혀있는 도로로 공사 부지를 옮기면서 공사비용은 올라갔고, 공사 기간 동안 일대 교통 혼잡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전문가들도 노선 변경을 반대했지만 끝내 푸른길공원을 우회하기로 결정한 것은 시민단체의 반발 때문이었습니다.
▶ 싱크 : 전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
- "공원을 그대로 옮겨다가 공사 마치고 다시 그대로 옮겨놓겠다 이렇게까지 했었거든요? 그런데 손대면 안 된다 그랬죠"
계획이 변경되면서 도시철도 2호선 공사비는 500억 원이 늘어났고, 착공 시기도 2년이나 늦어지게 됐습니다.
▶ 싱크 : 전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
- "전문가들이 서울이나 대구에서 여러분 오셔가지고 다들 그렇게 말씀하신 거예요. 그 당시에. 노선 옮기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랬는데 워낙 그분들이 강하게 하니까.."
더 황당한 일은 불과 6개월 뒤에 벌어집니다.
도시철도 계획을 변경까지 해가며 지켜낸 푸른길공원에 하수도공사를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사장이 될 공원을 피해 가겠다고 수백억 혈세를 낭비하고 2년의 시간을 허비한 꼴이 됐습니다.
▶ 싱크 : 광주광역시 관계자
- "당초에는 도로에 개설하는 걸로 계획을 하다가 도로에 지장물이 워낙 많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끝낼 수 있을까 검토하다가 설계하면서 푸른길 쪽으로 해서 공사를 했습니다."
도시철도 노선까지 변경해가며 지키겠다는 공원에 6개월 만에 하수도 공사를 진행한 광주시.
무엇을 위해 500억 원의 혈세와 2년의 시간을 낭비한 건지, 왜 시민들은 백운광장에서 교통체증을 겪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