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상포진' 생백신 콜드체인 부실관리 정황.. 수천 명 접종

작성 : 2020-12-20 19:10:38

【 앵커멘트 】
내년 초부터 시작할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앞두고 오늘부터 kbc는 지역의 백신 유통과 관리 실태를 점검해보겠습니다.

먼저 3,000 명에 가까운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접종한 대상포진 생백신의 유통 과정을 살펴봤더니, 콜드체인이 잘 관리되지 않은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회색 조끼를 입은 남성이 황토색 종이상자들이 실린 수레를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2~8℃의 온도관리가 필요한 대상포진 생백신을 곡성군 보건의료원으로 운반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상을 촬영한 시간은 지난해 5월 17일 오전 11시 43분.

당시 기온은 영상 26.7도 안팎까지 올랐는데 생백신이 콜드체인 유지가 쉬운 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상자에 담겨 옮겨졌습니다.

당시 담당 공무원은 수령한 백신 2,000여 개를 모아 수량을 세고 건물 1층과 2층 냉장고에 모두 넣기까지 10~20분 정도가 걸렸다고 증언했습니다.

그 사이 상당수의 백신이 종이박스에 담긴 채 상온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겁니다.

▶ 싱크 : 해당 백신 검수 공무원
- "내려서 오면 접종실에서 개수를 세고 제조번호에 맞는 것인지 확인하고 냉장고 다 분배를 하잖아요. 20분 안에 보관이 되거든요"

현행제도에서 냉장차량으로 백신을 출하할 때 어떤 수송용기를 사용해야 하는지 제약을 두고 있지 않지만, 종이상자에 담긴 백신이 상온에 상당 시간 노출되면 2~8℃의 온도 유지가 쉽지 않습니다.

이날 곡성군이 보건의료원을 포함한 3곳의 장소에서 수령한 생백신은 모두 3,000 개.

콜드체인이 잘 유지됐는지 백신을 운반한 차량의 동선을 추적했습니다.

오전 11시 57분, 백신 980개를 보건지소 2곳에 운반해야 하는데 납품장소에 곧바로 가지 않고 인근 전통시장에 들러 주차를 시도합니다.

10분 가까이 지난 낮 12시 6분, 주차된 차량은 내부에 운전자가 보이지 않고 차의 시동도 꺼져 있었습니다.

이후 백신 운반차량이 납품장소에 도착했다고 기록된 시간은 주차 이후 1시간 정도가 지난 오후 1시 10분.

▶ 스탠딩 : 이준호
- "이곳 주차 장소에서 도착지까지 차로 13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도 50분가량이 추가로 더 걸린 겁니다."

차량이 주차된 최대 50분 동안, 대기 온도가 26~28도까지 오른 고온의 환경에 백신이 장시간 노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백신을 운반한 운전기사와 업체 측은 당시 백신 유통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 싱크 : 업체 관계자
- "저희들은 원칙적으로 취재에 응하지 않겠습니다"

해당 백신의 의학적 조사가 필요하단 주장이 제기됩니다.

▶ 인터뷰 : 신현영 / 국회 보건 복지위 의원
-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미 접종한 어르신에 대해서는 이상 사례가 없는지 국가에서도 확인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어야 하고요"

지난 9월 인플루엔자 백신 사태에 이어, 지역 내 일부 백신의 장시간 상온 방치 정황까지, 콜드체인 관리 문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