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깜깜이 거래" 오락가락 고무줄 가격

작성 : 2021-05-06 19:37:54

【 앵커멘트 】
관공선 탐사보도 이어갑니다.

장비선정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엔진의 판매 가격에도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같은 모델인데도 판매 대리점에 따라 1억 원 넘는 차액이 발생하는데, 자치단체는 엔진 가격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영광군이 43억 9000만 원을 들여 건조 중인 관공선입니다.

이 선박에 탑재되는 엔진은 선정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A 업체의 B 모델로 올해 2월 10억 4000만 원에 구매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그런데 동일한 모델이 지난해 4월 인천 강화군 관공선에도 판매됐는데, 당시 가격은 9억 원, 영광군 엔진보다 무려 1억 4천만 원이나 저렴합니다.

한 업체의 같은 모델을 납품받은 진도군과 인천 옹진군 사례 역시 8000만 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 싱크 : 조선업체 관계자
- "발주처가 기자재를 선정할 때 어떤 선호하는 기자재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그 기자재 업체는 금액을 많이 올리더라. 그렇게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왜 이런 차액이 발생하는 것일까.

영광군에 납품한 엔진 대리점은 예비품 공급 범위와 품질 보증, AS 등의 요인 때문에 가격 차이가 난다고 밝혔습니다.

각 요인별 가격 상승을 살펴보면, 예비품 추가 공급에 3,300만 원, 엔지니어 방문 서비스 2000 만 원 등입니다.

결국 대리점에 따라 서비스 제공 내역이 다르고 이에 따라 가격 차이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영광군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장비선정위원회는 서비스 관련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고, 위원회 차원에서 합리적인 가격 검토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싱크 : 영광군 관계자
- "저희는 파악하고 있는 부분이 없어요. 그래서 알아보니까 세부사항은 저희들도 알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러냐면 업체 측 얘기로는 프로젝트별로 단가가 상이하고.."

엔진 대리점이 상황에 따라 서비스를 넣고 빼며 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자치단체의 검증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

행정당국의 허술한 검증 속에 관공선 엔진 구입에 혈세가 줄줄 세고 있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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