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만 92번 돌렸는데"..30대 여성 병원 못 가 숨져

지난 추석 당일 부산에서 30대 여성이 경련 등 증상을 보여 119구급대가 출동했지만, 92차례 전화 끝에 병원을 찾지 못해 숨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23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새벽 2시 15분쯤 부산 영도구 동삼동의 한 집에서 30대 여성 A씨가 의식 장애와 구토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습니다.

구급대는 A씨에게 응급처치를 했지만, 당시 중증도가 가장 높은 '레벨 1단계'로 분류됐습니다.

이에 구급대가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기 위해 전화를 돌렸지만, 부산 10개 병원에서 진료할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그 사이 구급차에서 한 차례 심정지 상태에 빠진 A씨는 근처 병원에서 약물 투여 등으로 일시적으로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A씨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부족하다며, 상급 병원으로의 이송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방당국은 부산 지역 대학병원 3곳과 다른 권역 상급병원까지 수십 차례 병원을 찾았지만, 의료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병원을 찾기 위해 구급대가 전화를 돌린 횟수만 92차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A씨는 심정지를 3차례 겪고 이날 새벽 6시 20분쯤 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