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문화산책] 라이트 온 더 무브

작성 : 2019-07-05 04:52:18

광주 전일빌딩의 65번째 탄환자국.

작가 '랑가 뿌르바야'는 1965년도 '인도네시아 대학살 사건'을 떠올렸습니다.

다르지만 비슷한 두 나라의 근현대사 비극을 빛으로 표현한 전시, 지역 작가와 아시아 작가의 매칭전 <라이트 온 더 무브> 입니다.

▶ 인터뷰 : 유영아 / 큐레이터
- "지역 작가로는 정정주 작가와 아시아 작가로는 인도네시아의 루앙메스56 참여작가였던 랑가 뿌르바야 작가입니다. 두 작가가 빛을 가지고 어떻게 자신들의 나라와 자기의 이야기를 엮어가는지를 중심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옛 국군광주병원 건축 모형, 그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은 불안해 보입니다.

80년 당시 12살이던 정정주 작가의 기억 속 5·18 모습입니다.

무차별한 폭력과 죽임을 당했던 광주, 그 안에서 불안했던 시민들의 심리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정 작가의 <응시의 도시-광주> 시리즈를 통해, 80년 5월 광주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는 이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지현 / 광주광역시 용봉동
- "빛을 통해 근현대사의 아픔을 표현한 전시 같은데 자칫 보면 그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풍경이지만 그 의미를 알고 보니 다르게 느껴졌던 전시입니다."

랑가 뿌르바야는 '1965년 인도네시아 대학살' 속에서 실종된 자신의 할아버지 '분타르조'의 자취를 밟는대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분타르조의 어린 시절 모습, 성인이 돼 가족을 꾸린 모습 등이 순차적으로 놓여있는데요.

평범한 삶을 살던 분타르조의 실종은 당시 공산당이라는 누명을 쓰고 학살당한 희생자들의 넋을 떠오르게 합니다.

전시장 한 벽면엔 빛을 비춰야만 읽을 수 있는 글이 적혀있습니다.

지난해, 랑가 뿌르바야가 광주에 머물면서, 실종된 가족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받은 편지인데요.

빛을 비춰 한 글자씩 읽어 내려갈 때마다 그들의 아픔에 가까이 다가가는 듯합니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65년 인도네시아 대학살 뿐 아닌, 아시아 여러 국가가 겪은 민주화 과정 속 희생과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라이트 온 더 무브>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에서 오는 9월 1일까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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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공연, 전시 소식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주제로 한 순회 전시<할머니들의 내일>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의 그림과 노래, 그리고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수백여 장의 일상 사진과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오는 15일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안데르센 동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 <에디팅 안데르센>전이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에 열립니다.

여름방학 동안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전으로 내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진행됩니다.


미향 광주의 맛을 그림에서 만나고 맛에서 예술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맛있는 미술관>전은 오는 11월 3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행복한 문화산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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